떴다방 수백개 안동·예천으로 몰려
신경북도청이 옮겨갈 안동·예천 일대에 부동산 업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외지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반면 유력 후보지로 알려졌던 의성이나 상주 등지 부동산업계는 찬물세례를 받았다.
◆가자, 안동·예천으로=안동·예천 도청 이전지 일대에 부동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0일 하루 동안에만 안동 풍산읍과 풍천면, 예천 호명면 등을 찾아 사무실 공간 마련 등을 문의한 경우가 줄잡아 100여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땅값도 벌써부터 치솟아 투기 무풍지대였던 이 일대에 거센 부동산 열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도로를 끼고 있는 일부 절대농지는 3.3㎡(1평)당 10여만원하던 것이 벌써 40여만원을 호가하는 폭등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 일대는 대규모 개발 예정지로는 보기 드물게 '부동산 투기 무풍지대'였다. 안동시와 예천군이 공동으로 도청을 유치 신청한다는 방침을 지난달 14일 발표할 때까지 개발정보가 사전에 유출되지 않은데다, 당초 의성과 상주 등지가 유력 후보지로 알려지면서 부동산업자들이 의성 등지로만 몰려 투기바람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
때문에 이 일대는 도청 이전지 발표 당일까지 단 1곳의 부동산 업체도 들어서지 않았고 주변 토지 거래도 거의 전무했었다. 안동 풍천 가곡리 김모(62)씨는 "타 지역과 달리 이 일대에는 부동산업자들이 찾아오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빠지자, 의성·상주에서=반면 의성군 안계·다인 등지에 몰려들었던 속칭 '떴다방'들은 안동·예천으로 대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청 이전지가 결정된 이튿날인 9일 다인·안계지역 부동산 업계는 개점휴업이나 다름없었다. 일부 부동산 업소는 문이 굳게 닫겨 있었고, 발빠른 부동산 업자들은 도청 이전지인 안동·예천으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다인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안동 쪽에 사무실을 알아보고 왔다. 조만간 안동으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소에서는 "조만간 안동과 예천 등 도청 이전지 인근에 200여개의 떴다방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성 안계·다인·단북 등 도청 유치 후보지 인근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천529필지의 토지거래가 이뤄졌다. 대부분 외지인들이 땅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격도 치솟아 3만∼4만원에 거래되던 땅값이 6만∼10만원으로 치솟는 등 평균 100%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안계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그러나 "도청 바람으로 폭등한 땅값이 이제 빠지고 당분간 거래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다인·안계지역 주민들은 "떴다방들의 극성으로 모처럼 목돈을 만진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잡아라, 부동산 투기=경북도는 도청 이전지가 결정됨에 따라 개발지역 지가 안정을 도모하고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9일부터 국세청과 합동으로 이전지 주변 부지를 대상으로 부동산투기 단속을 실시키로 했다.
도청 이전지역의 보상차익을 노린 부동산가격 조장 행위와 명의신탁 등 불법거래행위를 중점적으로 단속하게 되며 필요에 따라 금융거래 내역 및 자금출처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허가를 받아 거래한 토지에 대해서도 이용실태를 함께 점검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업자들도 "조만간 도청 이전지 인근 지역에 대한 추가 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 등 부동산 투기와 과열 분위기를 잡기 위한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열풍이 실제 투기나 투자로 이어질 때까지는 한동안 관망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안동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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