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내려도 판매량 되레 줄어
"한우 사골도 안 팔립니다."
9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식육점. 가게 유리창에 '한우가 아니면 10억 보상'이라는 문구를 써붙여 놓은 이 식육점의 업주는 울상부터 지었다. 그는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곳이라 사골이나 꼬리뼈 같은 한우 부산물들이 꾸준히 팔리는 편이었는데, 2, 3개월 전부터는 영 팔리지 않는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한우 가격 폭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공포로 한우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소고기 전반에 대한 공포로 이어져 쇠고기 정육뿐 아니라 사골, 꼬리뼈 등 부산물도 팔리지 않고 있다. 한우 부산물 경우 광우병과는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SRM(Specified Risk Material: 특정 위험 부위)에 속하는 척수가 있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로클럽 달성유통센터에서 5월 한달간 1천65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소뼈(꼬리뼈, 사골, 우족 등)는 올해 5월 98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경북본부 이상룡 농정과장은 "사골뼈 경우 100g당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20~30%가량 떨어진 3천400원 수준"이라며 "가격이 낮아졌는데도 판매량이 주는 기현상은 쇠고기 전반에 대한 소비위축 심리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는 탓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걱정했다.
9일 찾은 달서구의 한 대형소매점 축산물 부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부스 담당 매니저는 "사골, 꼬리뼈, 우족 등 국물을 우려내는 한우 부산물 경우 여름철이라 비수기인 탓도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판매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축산물 도소매업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앞두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도 별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북구 고성동의 한 식육점 업주는 "고객 유지를 위해 쇠고기를 덤으로 더 주고 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며 "정부에서 쇠고기가 국내산인지 확인하고 다니긴 하지만 고객이 외면하는데 무슨 수로 한우를 지켜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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