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대신 선생님과 공부, 성적이 쑥쑥
"우린 학원 안 가고, 선생님과 공부해요."
전교생 16명의 미니 학교 고령 우곡중(고령군 우곡면 월오리)이 교사와 학생, 운영위원들이 합심해 공부방 '반딧불교실'을 운영, 도시 학교 부럽지 않은 학교로 만들어가고 있다.
우곡중은 올봄에 실시한 학업평가에서 공부방 효과를 톡톡히 경험했다. 국어와 사회 등 일부 과목은 지역 내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수학과 과학 과목도 여타 학교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 이는 작년 10월 공부방을 운영하기 전에 실시한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한 것이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 박다혜(15·여·2년) 학생은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학교가 끝나면 그냥 놀곤했는데,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도와주니 고맙다"면서 "공부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우곡중이 공부방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농촌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학원에 가려면 승용차로 30분은 족히 가야 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 공부방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 공부가 끝난 오후 4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복습과 예습은 물론 영어회화 중심의 교육방송 청취, 문제지 풀기 등을 한다. 모르는 것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다. 이 공부방에는 전교생이 참여하며, 몸이 불편한 학생을 제외하고 빠지는 학생이 없다.
공부방의 성공적인 정착에는 교사들의 참여가 큰 힘이 됐다. 교장을 포함해 교사가 9명밖에 안 되는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 결정은 쉽지 않았다. 이춘희 교무부장은 "처음에는 반대하는 교사들이 있었으나 다같이 학교를 살려보자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부방을 시작하자 신이 난 것은 학부모들이었다. 저녁 간식을 해 나르는 등 힘을 보탰다. 학부모 최종준(46)씨는 "선생님들이 고맙지요. 아이들이 공부에 재미를 붙여 이제 도시 학교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장세춘 교장은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힘을 모은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올 10월 학업 평가에서는 지역에서 선두 그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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