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3선의원 모임' 무슨 얘기했나?

입력 2008-06-06 09: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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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위기돌파 정치경륜 발휘할때"

여권이 '쇠고기정국' 수습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3선급 의원 20여명이 18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의 모임은 6·4 재보선 참패 직후인 5일 이뤄졌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론과 민심수습책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달리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이들은 정국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으나 단일한 목소리를 만들지는 못했고 '초·재선과 당 수뇌부를 연결하는 허리역할에 충실할 것'에만 입장을 같이하는데 그쳐 '요란하기만 했다'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이 이처럼 청와대와 당 수뇌부에 제시할 정도의 단일 의견을 모으지 못한 것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장이 제각각으로 갈라져 있는데다 당내계파간 갈등의 골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최고위원직에 도전하기로 한 김성조 의원(경북 구미갑)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이 각각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적 한계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날 모임에서는 쇠고기파동으로 촉발된 현시국에 대한 인식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지만 수습방안의 방향과 내용을 놓고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당지도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고 청와대책임론에 방점을 찍는 의원들도 있었다. 청와대에 보다 과감한 인적쇄신론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재보선 참패에 따라 한나라당도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민심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공식의견으로 모으지는 않았다.

이들은 모임을 주도한 이병석 의원(포항북)을 간사로, 장광근 의원을 대변인으로 각각 정하고 현안이 생길 때마다 정례모임을 갖기로 했다. 이들은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의회 '정치의 꽃'인 3선 의원들이 경험과 정치적 경륜을 발휘해야 할 때"라면서 "정치 동력을 회복하고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현정국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를 하지 못함에 따라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날 모임에는 당내 24명의 3선 의원중 이, 김 의원 등 2명의 경북지역의원과 고흥길·권영세·김학송·서병수·심재철·안경률·원유철·윤두환·이주영·전재희·정갑윤·정병국·정진섭·조진형·최병국 의원 등이 참석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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