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풀어봅시다] 음경확대술

입력 2008-06-05 15:51:12

정희창 교수
정희창 교수

우스개 소리로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생긴 일이다. 옆 사람이 긴 소세지와 삶은 달걀을 먹고 있는 걸 보고는 영어가 서툴러 '바디 랭귀지'로 바지를 내려 보이니 음식점의 웨이터가 "아! 알았다"고 하면서 내온 음식이 번데기 하나와 메추리알 두개라는 것. 이와 같이 우리의 일상에서 남성의 크기에 관한 이야기가 많으며, 실제로 세상 남자 중 99%가 자신의 물건이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커야 여성을 유혹하는데 유리하며 섹스만족도 역시 더 높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페니스가 너무 작아서 고민에 빠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더러 있다. 대부분 의사들은 "크기에 문제가 없는 경우로 작은 것 보다 큰 것이 훌륭해 보일지 모르지만, 크다고 반드시 강한 것은 아니"라고 위로해 준다.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대다수 남성의 페니스의 길이는 발기가 되면 보통 8~12cm로 늘어난다. 실제로 여성의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기관은 클리토리스이다.

특히 질입구 4~5cm 부위에는 가장 예민한 성감대인 'G-스포트'가 있어 남성의 크기가 5cm 정도만 돼도 충분히 파트너를 만족 시킬 수가 있다. 더구나 여성이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남성의 음경이 여성의 질에 깊숙이 삽입됨으로써 서로가 더할 나위 없이 가깝게 결합되었다는 느낌 때문이지 크기 때문은 아니다. 우리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있듯 몽땅 빗자루가 구석 구석 쓸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번데기가 긴 소세지 보다 요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작은 게 경제적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발기한 페니스의 길이가 5cm에 못미치는 경우이다. 음경확대수술은 심각한 음경왜소콤플렉스(정상적인 크기의 성기를 가졌는데도 스스로 성기가 작다고 고민하는 신경증)로 성생활에 장애를 가져오고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는 경우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음경확대술은 선천적인 문제로 인해 성인이 돼도 음경 길이가 4cm 이하인 음경왜소증 환자에서 성장단계에 따라 호르몬요법 등 보존적 치료로 정상 음경의 발육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 시행하는 것이다. 요즘 '미니어처'가 뜨는 사실을 남성들은 왜 모르는 걸까. 유행을 따라야 신사다.

정희창 (영남대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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