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원들 '이색경력 보좌진' 눈길

입력 2008-06-04 10:14:16

방송국PD·야구단 통역사·철도공무원…

"방송국 PD와 프로야구단 통역사, 국회의원보다 나이가 많은 퇴직 철도공무원".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는 정책보좌관 중에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는 이색보좌진들이 눈에 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실에는 16년간 방송PD를 하던 이상철 보좌관이 들어왔다. 청와대로 간 박재홍 전 보좌관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 보좌관은 교통방송(TBS)에서 오랫동안 라디오PD를 했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 중에는 배한성-송도순씨가 진행, 청취율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출발 서울대행진'도 있다. 그래서 1992년 그의 결혼식 때 사회도 배한성씨가 봤다. '땡벌'로 유명한 가수 강진씨 역시 이 보좌관과 인연이 깊다.

이한성 의원의 보좌관 이성희씨는 이 의원보다 네살 많다. 이 의원과 한집안인 이 보좌관은 철도 공무원으로 33년간 일하다가 철도시설공단 남북철도추진단장으로 퇴직했다. 이 보좌관은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으며 이 의원이 보다 큰 틀에서 지역과 나라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국회에 왔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의 송창근 비서관은 삼성라이온즈 용병담당 통역사 출신이다. 송 비서관은 삼성이 우승한 2002년과 2005, 2006년 용병 스카우트와 현장 통역을 담당, '행운의 사나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친분이 있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 1월 한나라당 공천 전에 이 의원을 만났고, 지난 총선 때는 핵심 참모로 뛰었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비례대표) 보좌관은 보리회장(보좌관모임)인 이동창 보좌관과 매일신문과 SBS기자를 거친 김선길 보좌관이 자리를 잡았다. 김 보좌관은 SBS기자 시절 '검찰수사 축소지시 메모' 기사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고향인 안동에 출마한 김광림 의원의 선거운동을 지원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정해걸 의원의 김보현 보좌관은 지역의원실에서 최연소 보좌관이다. 정 의원이 농림수산식품부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하기 위해 능력 있는 보좌관을 찾다가 그를 만났다. 1975년생(33세)인 김 보좌관은 애경산업 법무팀에서 일하다 국회에 들어왔고, 지난 4년간 농림해양수산위에서만 일했다. 배영식 의원실에 둥지를 튼 이승우 보좌관도 언론인 출신. 서울경제·내일신문 등 16년간 언론사에서 일했던 이 보좌관은 안택수 전 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새 주인을 만나 기쁘고, 성실히 돕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권형석 보좌관(정희수 의원)은 16년 국회 생활 동안 10년 이상을 건설교통위원회에서만 일했다. 권 보좌관은 14대 때부터 이상두·윤두환·김태환·정희수 의원 등을 보좌하면서 이 분야에서 전문보좌관으로 자리 잡았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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