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18대 국회] (下)지역 정치권 숙제는

입력 2008-06-03 10:00:39

"15년 만에 대구경북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역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고 18대 국회가 출범함에 따라 지역경제 회생과 지역발전을 위한 인프라(사회간접시설) 구축에 대한 대구경북민들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을 때의 기대와는 달리 4·9총선을 거치면서 대구경북의 정치력은 오히려 약화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선 이상 중진 정치인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한나라당을 탈당, 출마하는 바람에 구심점이 사라지거나 분열된 양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을 거치면서 박근혜 전 대표(대구 달성)가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움에 따라 지역정치권은 친이와 친박으로 크게 갈라서면서 당장 친박인사들의 복당을 통한 화합부터 이뤄내야 할 상황이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대구 수성을)는 "대구의 경우, 한나라당의 분열에 대해 대구시민들이 무척 당황하고 있다"며 "복당문제가 조기에 풀림에 따라 같이 손잡고 지역발전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친박 친이의 분열을 보는 지역민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정치인들이 지난 총선에서의 대립과 반목을 접고 대구경북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때 누구를 지지했든 간에 총선을 통해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면 이제 친이와 친박이 아니라 모두 같은 지역의원이라는 생각으로 힘을 모아야 하며, 그래야만 약화된 지역정치권의 정치력을 복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의 정치력 약화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당 대표는 물론이고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의 주요 당직은 물론이고 국회의장과 부의장 등 부의장단에도 지역출신은 한 사람도 배려받지못하고 있다. 기껏 국회 상임위원장 1, 2석을 할애받을 정도다. 지역출신 대통령을 배출해놓고도 실제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진이 없는 현실에 처한 것이다.

이와 관련, 주 수석부대표는 "그런 점이 없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챙길 수 있는 자리는 많이 배려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원내수석부대표와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경북 경산·청도), 이명규 제1사무부총장(대구 북갑) 등의 중간당직을 지역인사들이 차지했기 때문에 정치력 약화를 보완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물론 박종근(달서갑), 이해봉(달서을) 홍사덕 의원(서) 등이 한나라당에 복당한다면 중진정치인 부재로 인한 어려움은 해소될 수 있지만 복당인사들이 여권에서 제대로 정치력을 발휘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지역 최대 현안인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동남권신공항 조기건설 프로젝트의 조속한 추진이다. 이 대통령이 지역방문을 통해 조기해결을 약속했지만 쉽게 풀리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지역정치권이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지역 의원은 이와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피부로 느끼게 해야 하고 3년 앞으로 다가온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예산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도 "여당이 됐다고 해서 거저 준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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