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구청장·시의원 보선…유권자 반응 '냉랭'

입력 2008-06-03 09:41:12

"말만 요란…정책은 온데간데 없어"

▲ 6·4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주택가에서 유권자들이 서구청장 및 시의원 선거 벽보 앞을 무심히 지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휴일이 아닌데다 사상 최저 투표율이 우려돼 선관위측이 투표율 높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 6·4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주택가에서 유권자들이 서구청장 및 시의원 선거 벽보 앞을 무심히 지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휴일이 아닌데다 사상 최저 투표율이 우려돼 선관위측이 투표율 높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2일 오후 2시쯤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경로당. 한 노인은 "투표? 그놈이 그놈인데 찍어서 뭐하노? 또 뭐가 터져서 선거 다시 한다 그럴까봐 겁난다"고 푸념했다.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해 묻자, 옆에 있던 노인이 불쑥 말을 잘랐다. "저 사람들이 그거 설명할 시간이 있겠능교? 관심도 없습니더."

서구청장과 시의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일 오후 서구 일대는 확성기 소리만 요란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유세차량에서 울리는 연설소리에 귀 기울이는 주민은 거의 없었다. 반응은 냉담했고 고개를 젓는 주민들이 더 많았다.

구청장에 출마한 모 후보 측 선거운동원인 한 40대 주부는 "선거 분위기가 없어서 힘이 빠진다. 다른 후보 측 운동원에게 힘내라고 격려할 정도"라고 말했다.

서구청장 후보만 8명, 시의원 후보 5명까지 합하면 13명의 후보가 난립한 탓에 주민들은 "누가 누군지 구분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현시장 앞에서 만난 이연주(27·여·서구 평리동)씨는 "악수를 여러번 했는데 누군지 모르겠다"며 "뽑아달라는 얘기만 있을 뿐 정책은 없더라"고 말했다.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주민들도 거듭 치러지는 선거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김명숙(48·여·서구 평리동)씨는 "조금이라도 나은 후보를 찍기 위해 선거 유세에 귀를 기울이곤 한다"며 "하지만 선거 자주 해서 좋을 것도 없고, 이번에 내가 뽑은 후보가 서구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구선관위와 입후보자들은 투표일인 4일 비 소식까지 겹치면서 투표율이 당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재자 신청도 지난 4·9 총선(3천842명) 때보다 적은 3천79명에 머물렀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율이 20%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역대 최저(2006년 7월 재·보궐 전국 평균 24.8%)도 우려된다"며 "투표율을 20%로 가정했을 때 전체 선거인 18만8천여명 중 4만명이 구청장 선거에 참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구선관위는 투표 참여 실천 서명 받기, 상가·쇼핑몰에서 투표 참여 독려 방송하기, 가정 통신문 전달하기, ARS로 투표 참여 홍보하기 등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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