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촛불민심'…대구 수천면 거리로

입력 2008-06-02 09:54:10

주말인파 사상 최대

정부의 쇠고기 수입 고시 발표 후 첫 주말인 31일과 1일 전국 곳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대구에서도 수천여명의 시위 인파가 몰렸다.

1일 오후 7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직장인, 학생, 주부 등 시민 300여명이 참가해 "쇠고기 재협상" "정권 퇴진" 등의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하(33)씨는 "내일 출근을 해야하지만 신문, TV를 보고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벌어진 경찰의 물대포 진압 장면이 영상으로 전해지자 대부분 참가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후 10시 30분쯤 거리행진 없이 자진 해산했다.

토요일인 31일에는 대구에서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2천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일요일 새벽까지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대구백화점 앞 광장을 중심으로 동성로 일대에 운집했고, 일대 통행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9시쯤 대구백화점 광장에서 한일극장 앞으로 진출,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를 지나 반월당, 중앙네거리까지 거리 행진을 펼쳤다.

시위 행렬에서는 '쇠고기 재협상' '쇠고기 고시 철회'등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반대뿐 아니라 '정권 퇴진' '독재 정권 타도' 등 반 정부 비난을 담은 구호나 피켓도 눈에 띄었다.

김희영(30·여·수성구 만촌동)씨는 "고교생들이 집회에 참가한다는 얘기를 듣고 어른으로서 부끄러워 참가하게 됐다"며 "대구에 이정도 인원이 모인 것은 2002년 '효순이·미선이 촛불집회'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거리 행진을 마친 오후 10시 30분쯤 대부분 해산했으나 남은 200여명은 2·28기념공원까지 행진을 계속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새벽까지 "이명박 대통령 퇴진" "쇠고기 수입 재협상" 등의 구호를 외치다 오전 5시 30분쯤 해산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대구경북시민대책회의'측은 "5일 오후 7시와 주말인 7일 오후 6시, 그리고 '87년 6월 항쟁' 21주년을 맞는 10일에 대규모 시민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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