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자' 새우깡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36년여 동안 '자꾸 자꾸 손이 가던' 새우깡이 불과 두달 만에 기피식품이 됐다. 지난 3월 17일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졸지에 '생쥐깡'이라는 오명도 붙었다. 식품 이물질 검출의 대명사가 됐고, 먹을거리 공포의 도화선이 됐다. 굴지의 식품업체 농심은 매출 감소와 이미지 실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생쥐깡 파동이 일어난 지 74일. 새우깡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새우깡은 다시 팔리고 있었다. 문제가 됐던 노래방 새우깡은 판매가 중단됐지만 일반 새우깡, 매운 새우깡, 쌀새우깡 등 다른 3종류의 새우깡들은 여전히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다. 생쥐머리 파문이 일면서 대형마트들은 모든 새우깡의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가 노래방새우깡을 제외한 다른 3종의 새우깡의 경우 1주일만에 판매를 재개했다. 농심측은 해당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고, 최근까지 문제가 된 제품과 같은 로트(LOT·같은 조건에서 생산된 물품의 집합)의 노래방 새우깡 2만5천719상자와 시중에 풀린 노래방새우깡 6만 상자 등 8만5천 상자를 수거해 소각했다.
새우깡은 돌아왔지만 선뜻 집어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새우깡에 각인된 '생쥐깡'의 이미지가 쉽게 가시지 않는 탓. 생쥐 파동 이후 종전 대비 20%까지 떨어졌던 신세계 이마트의 새우깡 매출액은 두 달이 지나면서 예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라고 농심은 밝혔다. 노래방새우깡의 연 매출은 150억원이며,새우깡 4종의 전체 매출은 600억원 규모. 이는 지난해 농심 전체 매출(1조5100억원)의 4% 수준이다. 전체 새우깡 제품의 연매출 600억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300억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는 셈. 주부 이신영(35)씨는 "별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아이들이 먹는다는 생각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대형 마트와 달리 동네 수퍼마켓 등 일반 소매점에서는 여전히 새우깡 찾기가 쉽지 않았다. 생쥐깡 파문 이후 새우깡을 들여놓지 않던 동네 슈퍼마켓 중 상당수가 여전히 새우깡을 팔지 않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현정(38·여)씨는 "생쥐머리 파문 이후 새우깡을 찾는 이들이 없어 남은 제품을 반품한 뒤 아예 물건을 받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새우깡을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농심은 새우깡 이물질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농심은 300억원을 투자해 생산 공정을 개선하고 안양과 구미공장에서 운영 중인 HACCP를 내년까지 전 공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농심 쓴소리 모임 구성 ▷공정거래(Fair trade) 선언 ▷미래식품/콘셉트 식품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새우깡 제품에 대한 전면 리뉴얼도 검토 중이다. 오찬근 농심 홍보팀장은 "매출액의 감소 여부를 떠나서 이미지 하락 등 무형의 손실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고객 안심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