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 불안 없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입력 2008-05-30 11:17:02

정부가 어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관한 장관 고시를 전격 발표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8개월 만에 행정조치가 마무리돼 이제 수입을 막는 걸림돌이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연일 촛불집회를 통해 "검역 주권을 포기한 졸속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러 번 지적했듯 이번 사태는 애초부터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단추를 잘못 꿴 정부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쇠고기 파동은 겉으로는 검역 주권이나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표출되고 있지만 이면에는 국민을 무시한 정권의 독선적 태도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버틸 때까지 버텨 좋은 조건의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데도 어처구니없이 양보하는 바람에 나라꼴을 우습게 만들어 놓은 데 대한 비판인 것이다. 이러니 과학적 기준 운운하고 미국 도축장 위생관리 문제 없다고 떠든들 국민에게 먹힐 리가 없다.

정부가 국민 불안을 잠재우고 원만히 사태를 수습하는 것은 이제 시작이다. 고시 발표를 이미 엎질러진 물로 치부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검역과 관리로 수입 쇠고기 안전성 확보에 진력해야 한다. 뼈'내장 등에 광우병 위험물질이 섞여 있지는 않은지 표본 3% 개봉검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미국 내수용과 한국 수출용 쇠고기의 안전기준이 동일한지 미국 도축작업장에 대한 점검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또 원산지 표시제 위반 단속과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완벽하게 정착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럼에도 검역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불거지거나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즉각 수입을 중단하고 재협상을 통해 수입위생조건을 개정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길이다. 못미더운 검역과 관리 대책으로 두 번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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