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고시 불똥…與 발등 찍나

입력 2008-05-30 10:14:05

▲ 6·4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2일 오전 대구 서구청장 선거에 나선 한 후보가 황소를 동원해 미국 쇠고기 학교급식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6·4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2일 오전 대구 서구청장 선거에 나선 한 후보가 황소를 동원해 미국 쇠고기 학교급식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문제가 청도군수 보궐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고,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에도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29일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를 발표하자 청도와 서구의 민심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청도 한우 사육농가들은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는 농가의 어려움과 국민의 불안감을 도외시한 처사"라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재협상을 포함한 현실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장관고시 파동까지 겹쳐 한나라당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싸움으로 유명한 청도의 경우 1천592곳의 농가에서 1만9천437두의 한우를 사육, '소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여서 한우사육 농가를 중심으로 '반 한나라당 정서'가 형성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청도군수 선거에 나선 무소속 후보들은 30일 한나라당 후보에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김하수 후보는 "사료 값 폭등과 소 값 하락으로 축산 여건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광우병 발생 위험이 높은 쇠고기 부위까지 미국에서 수입하겠다니 정말 개탄스럽다"며 "당장 청도 한우사육 농가의 몰락 위기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이동 후보는 "후보들 중 유일하게 최대공약으로 미국소 수입 전면 반대를 내걸었다. 청도 농가수입 1호인 '한우'를 몰락 위기로 내몬 정부와 한나라당에 반드시 그 책임을 묻고 한나라당 후보의 공개 입장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수 후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파가 한우 사육 농가에서 돼지, 양계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30일 후보토론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나라당 후보 여론조사 문제를 집중 거론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호 후보는 "'쇠고기 고시' 내용도 문제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 대부분이 실효성이 없다는 게 더 큰 걱정이다"며 "한우 사육농가에 지원되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지원 예산을 대폭 늘려야만 미국산 쇠고기와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은 "청도에서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반 한나라 정서가 급격히 형성될 경우 선거 막판 판도를 바꿀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태영 후보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문제를 서구청장 선거 막판 핫이슈로 부각시킬 태세다. 정 후보는 30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를 철회하고 즉각 재협상해야 한다"며 서구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세부공약을 발표하고, 유세를 통해 이를 구민들에게 적극 알릴 계획이다.

김욱주 후보는 30일 "곧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는 학교 식단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만큼 누가 당선되더라도 서구관내 학생들의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 학교급식 금지를 공동 공약으로 채택하자"고 각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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