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건강 정보 전달 최우선 "하루 새가 짧다"
무릇'홍보'는 약간의 과장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이 조직이든 상품이든 말이다. 하지만 신뢰성을 최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하는'홍보'도 있다. 대학병원의 홍보팀이 그렇다. 일반적인 기업홍보와 달리 병원홍보는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결코 과장해선 안 되는 것이 철칙이다.
질병에 대한 새로운 진단과 치료법의 등장,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첨단 의료장비의 소개, 병원 내 각종 건강강좌와 교수들의 동정 등 대학병원 홍보팀이 하루에 처리해야 할 정보의 양은 가히 스팸(?) 수준이다. 여기에 매일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건강관련 뉴스를 챙기고 이를 정리, 타 대학병원 홍보팀보다 앞서 시의적절한 보도 자료를 배포하려면 하루 해가 짧을 지경이다.
◆대 언론'고객민원의 첨병
대학병원 홍보팀의 주된 임무 중 하나는 각종 매체를 통한 정확한 의료정보의 전달이다. 이명섭(영남대의료원) 팀장은"정보제공이 다양할수록 언론을 포함해 병원가족과 고객의 관심을 더 끌 수 있다는 나름의 홍보철학을 갖지 않으면 병원 홍보맨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홍보부서 근무만 14년째인 그는 하루에 평균 10통 이상의 메일을 각 언론사에 뿌리는 사람으로 악명(?)이 높다.
이명수(계명대동산의료원) 팀장은 "병원이라는 특수집단을 알리기 위해서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세계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그들의 욕구를 충족해야 할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언론매체에 이슈가 될만한 건강문제를 신속히 전달하는 것이 병원 홍보의 노하우임"을 강조했다.
정태영(대구가톨릭대병원) 팀장 역시"보다 쉽고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가를 늘 연구하는 자세가 병원 홍보팀의 의무"라고 말했다.
◆홍보 일선에서 겪는 명과 암
대학병원 일선 홍보팀과 가장 접촉이 많은 사람은 언론사 기자들. 이들 양자의 기본관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원칙이다. 하지만 친밀정도에 따라 호형호제할 때도 있다.
어우제(영남대의료원)씨는 "발로 뛰어 병원에서 쏟아지는 각종 정보사항을 언론에 전해야 하는 일이 어쩌면 기자의 일과 비슷할 때가 많아 쉽게 친해지기도 한다"며 "아무래도 인간적인 접근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가교가 된다"고 말했다.
어씨는 홈페이지 로고를 작성하면서 '최고의 병원'이라는 문구를 삽입했다가 의료법에 저촉, 경찰조사를 받기도 했다.
반면 박문희(계명대동산의료원)씨는"기초자료 수정을 3번이나 요구해 열심히 자료를 만들어 줬는데도 매체에 단 한줄도 나오지 않을 때면 야속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언론접촉 이외에도 병원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홈페이지 관리, 사보 발행, 교수들의 학회 발표자료의 프리젠테이션 작업, 원내 이정표와 현수막 및 포스터 제작도 대학병원 홍보팀의 일과에 속한다. 덧붙여 지역의 각계각층에서 들어오는 VIP환자들의 편의제공 또한 홍보팀의 몫이다.
◆홍보 전문가가 필요하다
홍보팀은 다양하고 즉흥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가 많다. 때론 작은 언론사가 돼야 하며, 출판사나 기획사가 돼야 하는 등 멀티플레이어 그 자체다. 때문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언제나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의 홍보팀원들은 대개 일반 행정직에서 차출된다. 그러다 보니 유익한 건강정보 전달이나 첨단 의료기구를 홍보할 때 의료법 제약 등으로 인해 충분한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섭 팀장은 "홍보팀의 전문화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전문인력의 양성이 향후 병원홍보의 과제"라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영남대의료원, 계명대동산의료원, 대구가톨릭대병원 홍보팀들은 1년에 3,4회 서로의 홍보노하우와 정보를 교환하는 비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으면서도 상호협력을 도모하는 셈이다.
이명수 팀장은 "각 대학병원의 의료수준만 볼 때는 수도권 종합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수준이 높지만 대고객서비스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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