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실 사람들]경찰청

입력 2008-05-29 11:03:05

"'경찰' 브랜드 알리는 마케팅 부서죠"

"별 보고 출근해 별 보고 퇴근합니다."

경찰 홍보맨은 고되다. 사건 현장 못지 않게 격무에 시달리며 몸 만큼 마음 고생도 심하다. 동료들은 홍보실 경찰들을 '반 기자'라 부르며, 가까이 오기만 해도 갑자기 말을 멈추고 보던 서류도 덮어버린다. 그렇다고 기자들 사이에서 환영받는 것도 아니다. 자꾸 감춘다는 싫은 소리에 마음 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홍보실 경찰들이 그래도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사명감 하나다. 범인을 검거하기까지,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그 이면에 숨은 경찰의 노력과 애환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경찰 홍보맨'의 사명이다.

달라지는 경찰 홍보실 위상

대구와 경북 경찰청의 홍보 전담 기구는 '홍보담당관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홍보담당관'홍보담당'홍보주임 체제에 영상'사진 전담 경찰이 가세해 4, 5명으로 구성된다. 경찰 홍보담당관실은 다른 공무원 조직이나 기업에서처럼 선호 부서로 꼽히는 것은 아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사건'사고를 정리하다 보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고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3,4일마다 한번씩 당직을 선다. 24시간 내내 사건'사고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곳, 결코 쉬운 부서가 아니다.

하는 일 만큼 제대로 대접받지도 못해 왔다. 대구경북 홍보담당관실은 불과 1, 2년전만 해도 경정이 담당관을 맡았던 부서다. 경찰 내 다른 과들의 수장이 한 단계 높은 총경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았던 게 사실. 하지만 세월이 변했다. 홍보담당관실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1월부터, 경북경찰청은 올 3월부터 총경급 홍보담당관을 도입했다.

"경찰 홍보 업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까닭입니다. 경찰 홍보실은 '경찰'이라는 브랜드를 국민에게 알리는 마케팅 부서라는 의미죠." 대구경찰청 황성호 공보주임(경위)은 "홍보의 패러다임이 바뀐 때문"이라며 "과거와 달리 경찰이 먼저 나서 국민에게 치안 시책을 알리고 경찰의 이미지를 높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대구경찰청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청사 견학 프로그램은 바뀐 홍보 패러다임을 잘 보여 준다. 벌써 8만명 가까운 시민들을 초청해 특공무술 시범을 선보이는 등 친숙한 경찰문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 것.

홍보실 전문화 추세도 뚜렷하다. 대구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조병철 경사와 류랑 경사는 영상'편집, 사진의 달인들. 조 경사는 방송사 연수까지 참가해 16개 시'도 경찰청 가운데서도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공보관 출신 경찰 간부는

대구경찰청 9개 경찰서에는 전직 홍보담당관 출신 서장이 3명이나 된다. 대구수성경찰서 이재만 서장과 대구동부경찰서 도범진 서장은 각각 1993년~94년, 99년~2000년 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 홍보담당관을 지냈고 중부경찰서 서상훈 서장은 2007년 1월 대구경찰청 첫 총경급 홍보담당관으로 발탁돼 올 3월까지 1년2개월간 근무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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