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외국인 결혼이주 여성들 월항 세종대왕자태실서 태교

입력 2008-05-29 10:37:49

"胎室의 기운받아 '왕자' 낳을래요"

"역사가 숨 쉬는 태실(胎室)에서 태교를 하면 왕자 낳을 수 있나요?"

27일 성주 월항면 인촌리 세종대왕자태실에 30여명의 임신부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먼 이국땅으로 시집와 임신중인 외국인 결혼이주 여성들. 성주보건소가 저출산시대를 맞아 한명의 자녀를 낳더라도 제대로 된 태교와 건강관리를 하자는 취지에서 지역 외국인 결혼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임신부 태교교실을 연 것.

이날 결혼이주 여성들은 세종대왕의 적·서 왕자 17명과 단종의 태가 봉안된 사적 444호인 세종대왕자태실의 의미를 듣고 눈을 반짝였다. 그들은 태실과 자신의 배를 번갈아 만지며 태아의 무병장수와 태실의 기운을 받아 왕자를 낳기를 기도했다.

임신 7개월째인 손유경(29·여)씨는 "문화해설자로부터 봉곳 솟은 모양인 태실은 뱃속에 애기가 든 것과 비슷하며, 이곳에 태를 묻은 것은 천지신명이 아기를 보호해줄 것으로 기대한 것으로 왕실의 안녕과 무병장수를 비는 마음에서 태를 모셨다는 태실 조성 내력 등을 들었다. 마치 왕자를 낳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키르기스탄인 결혼여성 이민자 아오톨군(21·여)씨는 "고국에서도 태아의 무병장수를 비는 샤머니즘 형태의 풍습은 있지만 태를 묻어 보관하지는 않는데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어 뱃속의 아이도 즐거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임신부는 태실에 이어 인근 신라고찰 신석사에서 뇌 호흡 태교법을 전달받고 전통마을인 한개마을을 둘러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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