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代 문자장난에 난리법석 떠는 사회여서야

입력 2008-05-27 11:00:41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초기의 '5.17 휴교 시위' 문자 메시지를 처음 유포한 사람이 19세 재수생이라고 한다. 이 재수생은 고교 시절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으로 '장난 삼아' 이런 짓을 했다고 한다. 이후 여고생 A양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다시 B군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달라'는 글과 함께 인터넷 카페에 올리면서 30분 만에 전국에 퍼졌다는 것이다. 너무도 어이없고 '장난 삼아' 보낸 문자메시지치고는 파장이 너무 컸다.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메시지는 내용의 사실 여부보다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내용들을 좋아하는 속성이 있다. 새로운 여론의 공론장이 된 인터넷 토론방의 경우 논리적이고 과학적이기보다 적당히 선정적이고 선동적인 내용들이 더 빨리 유포되고 생명력도 더 길다.

언론중재위는 최근 MBC PD수첩에 대해 '주저앉는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없다'며 반론 보도하라고 결정했다. 광우병 괴담 확산에 인터넷의 책임이 있다면 이 화면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서울 청계광장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한 경찰 대응이 '과잉 진압'이라며 인터넷에 돌고 있는 동영상 중 '백골단 재등장' '물대포 강경 진압' 등 상당수도 작년 시위 때 것이거나 사실을 왜곡 편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20여 일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 중에는 확인되지 않았거나 일부 틀린 사실을 진실인 양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시민들을 제대로 계도해야 할 책임이 우리 사회의 지식인과 전문가에게 있다. 인터넷의 무차별적 속도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들이 나서서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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