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의도
이번 논제는 경북도교육청 사이버 논술 교실(http://kben.org) 문제 게시판 253번 과제입니다.
문학적인 글 속에 담긴 의미를 추출한 후,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가 무엇인지를 추출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제시문이 문학적인 글이기 때문에 글의 내용을 단계적으로 세분화하는 작업은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제시문이 암시하는 바를 명확히 이해한 후 논제와 결부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현대 사회에서 드러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관계 형성의 문제를 파악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제시문에 드러난 핵심 내용을 추출하여 이를 논제와 관련시킨 후, 바람직한 관계의 양상이나 자세를 논하는 방향으로 글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 게시판' 253번 자료와 '논술 첨삭(고)' 게시판 467번 자료를 참고하세요.
◆학생 글
고대하던 2006년 월드컵이 6월 9일 독일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축구 선수들이 모여 국가 대표팀을 이루고,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고된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을 받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향상될수록 국가 대표팀의 우승 확률은 높아진다. 이처럼 선수와 축구 팀에 비유할 수 있는 개인과 사회는 어떠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알아보자.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꿈이 있고, 이것을 실현시키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꿈의 실현은 자아의 실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생기는 욕구이며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축구 선수들이 골을 넣고 승리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는 것도 이러한 꿈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람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원래 자기중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위 환경보다 자신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성향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발동하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팀이 승리하는 것보다 자신이 골을 넣는 것을 우위에 놓는 선수가 있다고 해보자. 이 선수는 팀원에게 패스해야 할 공을 무리해서 자신이 넣으려다 공을 빼앗기고 결국에는 자신의 팀이 패배하게끔 몰고 갈 것이다. 어떠한 팀도 이러한 선수를 원하지는 않는다. 이 선수와 같은 행동은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상 실현도 방해할 뿐이다. 그러므로 개인은 사회에도 이익이 되게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
여기서, 사회가 개인을 위해 해야 할 의무도 있다. 그 의무란 사회는 개인의 이상실현을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란 각 개인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이다. 그래서 각자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동시에 공통적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각 개인은 상호간의 권리를 침범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권리를 추구하며 서로 돕는다. 즉, 사회란 개인이 꿈을 이루고 서로서로 다른 사람이 꿈을 찾도록 도와주는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선수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축구 팀에 들어가서 열심히 훈련한다. 이와 동시에 그는 다른 선수들의 꿈의 실현을 뒷받침해 주기도 한다. 그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은 상호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팀을 이루어 공통적인 지향점을 가지고 훈련을 하며 시합을 한다. 이렇게 개인은 꿈의 실현을 위해 모여서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다른 사람들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각 개인은 자신의 이익과 전체적인 이익을 고려하여 행동하고 사회는 각 개인의 꿈의 실현에 밑거름이 될 때 우리는 이상적인 개인과 사회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지은(포항 두호고 3학년)
◆논제 분석
이번 논제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묻는 문제로, 대입 논술에서 빈번하게 출제되는 유형 중의 하나다. 사회라는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서, 개인에게 주어진 역할과 권리, 의무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이는 개인이 추구하는 자유의 문제가 공동체를 위한 의무 문제와 항상 맞물려 돌아가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이 우선이냐, 공동체가 우선이냐'라는 문제를 떠나, 사회의 속성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의미를 나름대로 규정하고 난 뒤에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개인이 무엇을 해야 하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사회는 어느 정도 수준의 관용을 허용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논제의 요구 사항은 도토리와 숲의 관계를 말한 제시문을 활용해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일단 논제의 요구 사항에는 충실한 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논제가 세분화되지 않은 경우에는 자칫 글의 방향이나 주장이 세분화되지 못해 추상적인 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비유적 표현 속에 담긴 의미를 추출해 현대사회의 구체적인 모습 등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논술의 본론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비추어 제시문에 숨은 의미를 추출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두 요소 중 하나를 강조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해결 방안 제시이다.
◆제시문 분석
이 글은 의인화의 기법을 동원한 동화의 형식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생과 메마른 현대의 삶에서 꼭 필요한 삶의 소중한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도토리같이 보잘 것 없는 사물들조차 귀한 존재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 자연과 사람 사이에는 필연적인 관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도토리와 낙엽의 말에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참된 의미는 '마음 속에 오래 품고 있던 꿈을 실현한다'는 의미다. 온갖 위협과 고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어 마침내 어엿한 갈참나무가 되는 꿈을 실현시키는 도토리처럼, 인간의 삶도 고통의 세월을 인고하고 주변의 다양한 보살핌에 의해 참다운 인간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세상과의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즉,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이 살면서 세상과 관계를 맺는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첨삭 지도
시사적인 문제로 논제에 접근한 점은 돋보이지만, 문제의 핵심을 문제 제기에서 짚어내지 못했다. 서론에서는 '~알아보자' 형태의 과제 제시보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번 논제의 초점은 개인 간의 끊임없는 관계 형성이 사회라는 하나의 숲을 만들어간다면, 바람직한 관계 형성이 어떤 것이며, 또 개인과 사회의 관계는 어떤 모습이라야 둘의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논제에서 요구한 제시문의 의미를 잘 이해한 듯하다. 개개인의 삶이 바람직한 관계 형성을 통해 스스로의 이상 실현을 물론, 사회 전체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글 속에 제시되어 있어야 제시문을 바로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지은 학생은 제시문의 내용을 한 문단에서 밝히지 않고 각 문단에서 언급함으로써 단계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잘 기술했다.
인간이 천부적으로 자기 중심적이라는 발상은 앞 문단의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하는 듯하다. 개인의 자아 실현이 인간의 삶의 가치를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전체를 생각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는 식으로 문단을 연결했으면 더 좋겠다. 항상 문단 간의 내용을 연결할 때는 앞 문단의 내용을 전제로 뒷문단을 기술하면 글이 훨씬 논리적일 수 있다.
개인이 사회발전을 위해 기여할 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듯이 사회도 개인의 이상 실현을 위해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바람직한 의견이라 본다. 이는 곧 개인이 사회 발전을 위해 자신의 자유 일부를 희생해야 하듯이 사회도 전체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문단의 문장들은 대체로 짧아서 산발적인 느낌을 주므로,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적절하게 배분해보는 것이 좋겠다.
결론은 본론에서 자신이 제기한 주장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정리하며 제언을 제시하는 부분이다. 지은 학생은 결론에서도 축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 전체를 살펴보면, 축구 이야기가 전 문단에서 언급되어 있다. 결론에서는 본론을 요약하되, 자신의 주장을 일반화시켜 정리해주면 된다. 이는 본론의 내용을 요약하여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주장을 재인식시키기 위함이다.
전체적으로 글의 흐름이 무난하다. 특히 친숙한 축구 이야기를 동원해 논제에 접목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효율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 문단에 유사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글이 단조로워지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결론에서는 본론의 내용을 효율적으로 강조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다. 논제 자체가 다소 상투적이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글의 내용이 평이하게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이런 논제의 경우에는 자신만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문호(포항 두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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