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증시위축·환율상승·물가불안'

입력 2008-05-23 10:15:39

기름값이 폭등세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 1,800이 깨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였고, 원/달러 환율은 다시 치솟으면서 물가불안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추세의 유가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금융시장은 물론, 금융시장과 직결돼 있는 실물시장의 내수 위축이 더욱 가속화, 성장은 지지부진한데 물가만 올라가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2.09포인트(0.65%) 하락한 1,835.42로 장을 마감, 나흘째 내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과정에서 시장이 고유가 변수를 외면했던 만큼 이번에 한꺼번에 고유가 충격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코스피지수 1,800이 깨지는 것은 물론, 1,750까지 물러날 수도 있다는 것.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글로벌 증시도 유가충격에 맥을 못 추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227.49포인트(1.77%)나 급락했던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2일 반등세를 보였지만 반등폭이 0.19%에 그치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22일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반등했지만 역시 오름폭이 각각 0.67%와 0.26%에 그치면서 시장의 불안을 씻어내지 못했다.

유럽 증시도 22일 하락세에서 탈피했지만 21일 1.09%나 떨어졌던 독일DAX지수는 0.42% 상승에 그쳤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고작 0.02% 오르는 데 머물렀다.

22일(한국시간)엔 대만증시도 0.08% 내렸으며 중국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 가까운 내림세를 나타냈다. 홍콩의 항셍지수도 1.97%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외 증시의 동반 급락으로 국민재테크로 성장한 펀드 수익률이 급락, 가계는 물론 기업이 가진 부(富)의 규모가 또다시 줄어들면서 실물경기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역시 올해 들어 3월까지만 적자규모가 51억6천만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불어났지만 서비스 적자를 메울 상품수지조차도 폭등한 원유가격 탓에 흑자를 자신하기 힘든 상황이다. 당초 130억달러였던 무역수지 흑자목표도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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