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를 사실상 마무리하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과 통합민주당 등 야 3당이 22일 제출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의 통과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상황으로는 두 안건 모두 통과가 불확실하다. 한미FTA 비준안은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소통 부재'에 대한 사과까지 하고 협조를 당부했지만, 통합민주당이 "먼저 굴욕적인 쇠고기 협상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FTA 비준안의 본회의 통과 의결정족수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다. 하지만 여당인 한나라당 의석수는 111석으로 재적의원 과반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다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당한 전 한나라당 의원 10여명도 적극 협조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자력으로는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22일 한미FTA 비준동의를 압박하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한미FTA의 'F자'도 꺼내지 마라. 굴욕적 쇠고기 협상을 그대로 둔 채 FTA로 건너가자는 것은 어려운 '쇠고기 국면'을 FTA로 모면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23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임시국회를 다시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임채정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있고, 야당의 반발이 거세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 3당이 요구한 정 장관 해임건의안 역시 처리 시한인 72시간 안에 처리될지 의문이다. 해임안은 국회 재적의원(291명) 중 과반수(146석) 이상 찬성해야 하는데, 23일 현재 민주당(136석)·선진당(9석)·민노당(6석) 등 총 151석 중 5석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해야 되기 때문. 이들 중에는 절반 이상이 낙천·낙선자들인데다 병원에 입원한 의원들도 있어 얼마나 국회 본회의장에 나올지도 알 수 없다.
특히 야당들은 이번 주말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 고시가 강행될 경우 장외투쟁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여야 간 극한 대립이 다음달 18대 국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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