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개정안, 한때 법사위 상정 무산 '진통'

입력 2008-05-23 09:38:15

충청권 의원 제동…지역의원 한목소리 본회의 통과 이끌어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에 학부와 석·박사과정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DGIST법 개정안이 21일 법사위원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적잖았다.

개정안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를 가까스로 통과한 뒤 법사위로 넘어갔으나 충청권 의원들의 강력한 제동에 걸려 법안 상정이 무산됐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있는 충청권 의원들이 KAIST에 과학기술인재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며 DGIST와 광주과학기술연구원에 학부 및 석·박사과정을 신설하는 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다시 법사위가 열려 DGIST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 등 충청권 의원들이 장관들의 불출석 문제를 이유로 정부 측의 무성의를 질타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거듭 신청하면서 회의진행을 방해했다.

여야 간사가 장관 불참에 대한 정부 측 설명을 듣고 회의를 속개키로 합의했으나 이 의원은 최병국 법사위원장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책상을 마이크로 치고 고성을 질러 항의하면서 정회소동까지 이끌어냈다. 이후 이 의원과 같은 당 조순형 의원은 회의장을 떠났다. 이들 두 선진당 의원들의 퇴장은 DGIST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민주당 간사로 개정안 저지에 앞장섰던 인물로, 지난 총선때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해 선진당으로 갔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개정안 처리에 도움이 됐다.

두명의 선진당 의원이 퇴장하는 바람에 의결정족수 미달사태가 벌어지게 된 상황에서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회의장에 입장, 가까스로 DGIST법 개정안은 처리될 수 있었다.

이날 법사위의 개정안 처리에 앞장선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은 "4·9 총선이 끝난 후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김 의원이)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지역의원들이 한마음으로 법안처리에 힘을 보탰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정안은 이 의장이 발의한데 이어 과기정통위에서 강재섭 대표와 김태환 의원의 주도로 통과됐고 이날 운좋게 법사위를 통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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