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재무진단] 무리한 투자로 궁지 몰린 전문직

입력 2008-05-23 07:55:52

중도금·대출금 허덕…'애물단지' 과감히 정리를

Q: 전문직은 부러움을 많이 받습니다. 월평균 벌어들이는 돈의 단위가 봉급생활자하고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직이라고 걱정이 없겠습니까? 옛말에 천석꾼은 천가지 걱정이, 만석꾼은 만가지 걱정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문직 종사자인 이종호(40·가명)씨도 걱정이 많습니다. 월수입이 적지 않은 편인데도 그는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 분양받은 수성구의 주상복합아파트 중도금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초교에 다니는 남매 자녀교육비도 많이 들고, 이러다가 노후자금이 모자라지 않을까 걱정이 생긴다고 합니다. 아파트 입주시 잔금을 위해서 변액유니버셜보험을 넣었는데 자금목적과 상품의 성격이 맞지 않은 것 같아 투자상품에 대한 구조조정에 대한 조언을 구해왔습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와 함께 이씨의 고민 보따리를 풀어봤습니다.

◆돈에 쫓기지 말아야 한다

전문직종에 종사하고 있어 남들보다 소득이 많은 이씨지만 막상 7억원 상당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받아 앞으로 중도금을 넣자니 부담감이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파트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파트 입주시까지 매월 500만원씩 저축하면 3년 후 1억8천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돈과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처분한 돈 등을 합치더라도 세금을 합하면 약 2억원 정도가 부족하다. 2억원을 대출 받게 되면 이자만 한 달에 100만원 정도가 들어가게 된다. 대출금을 전부 갚으려면 다시 3, 4년이 걸리게 된다.

만약 분양받은 주상복합아파트가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씨는 아파트 때문에 너무 많은 부담감과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그 때부터 자녀교육과 노후준비를 하려면 너무 늦을 뿐만 아니라 늦게 시작하면 비용도 많이 들어가게 된다.

차라리 분양받은 것을 처분하고 아파트 크기를 늘리는 계획은 뒤로 미루는 것이 좋겠다. 월소득이 많은 이씨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계획에 따라 금융자산을 만든다면 5년 후에는 적지 않은 돈을 모을 수 있다. 그 이후 아파트나 다른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신보험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씨는 아파트 중도금 걱정에 넣고 있던 종신보험을 해지하려고 생각중이다. 벌써 7년째 넣고 있지만 보험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중간에 돈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괜히 많은 돈을 넣은 것 같아 후회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종신보험의 본질적인 기능은 저축이 아니라 위험보장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가장의 갑작스런 유고시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경제적 안전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종신보험이다. 특히 이씨의 경우 7년 전 금리가 다소 높을 때 가입했기 때문에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종신보험은 해지하지 말고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보험을 전혀 가입하지 않은 부인은 질병 등의 특약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보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보험상품은 한번 가입하고 나면 중간에 변경하기도 어렵고, 또 해지를 하게 되면 원금을 손해 볼 수 있어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단기저축상품이 아니다

이씨는 3년 후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잔금을 준비하기 위해 주변의 권유로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했다. 잘못된 금융상품 선택의 대표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2년의 의무납입기간만 채우면 더 이상 납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가입자가 많은 듯하다. 그러나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경우라 자칫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변액유니버셜보험은 투자되는 원금에서 사업비를 공제한 금액이 특별계정에 투입되어 운용되는데 의무납입기간을 채우고 더 이상 납입하지 않더라도 매월 11 ~ 13% 정도의 사업비가 적립금에서 계속 공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사업비가 공제되는 기간인 7~10년 동안 꾸준히 넣어야 수익률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장기상품이다.

이씨는 3년 후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해지해서 아파트 중도금에 넣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가입 후 3년 만에 해지를 하면 생각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중간에 해지를 하면 미경과 사업비를 미리 공제하고 해약환급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원금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즉,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단기저축상품이 아니다. 그러나 노후준비를 위해서는 더 없이 좋은 금융상품이다. 변액유니버셜보험 200만원은 해지해서 적립식펀드로 갈아타고, 200만원은 그대로 유지해서 노후준비자금으로 활용하라.

◆종자돈부터 모은 뒤 아파트를 넓혀라

자산관리의 성공여부는 재무목표에 따라 적절한 저축계획을 수립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씨의 재무목표는 자녀교육 및 노후자금, 그리고 주택확장에 있다. 이러한 재무목표를 무리하지 않고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택문제를 뒤로 미루고 종자돈 마련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노후자금은 변액유니버셜보험을 60세 은퇴시까지 계속해서 적립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종자돈 마련은 주식형펀드를 통해 해결하라. 먼저 분양권 처분금 등을 합한 1억원은 주식형펀드에 분산해서 투자하면 5년 후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리고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해지한 돈 200만원과 MMF에 넣고 있는 돈 100만원을 합쳐 적립식펀드에 300만원을 투자하라. 1억원을 연 10%로 굴린다면 5년 후에는 1억6천만원 정도, 300만원을 연 10%로 5년 동안 적립한다면 2억3천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어 5년 후에는 약 3억9천만원 정도의 종자돈을 만든다. 주택확장과 자녀교육자금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재무진단 받기를 원하는 독자는 053)242-3388로 전화하셔서 예약을 하거나 gofp119@hanmail.net으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주말과 휴일에도 전화를 받습니다. 금융자산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도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배미경 센터장 계명대 교수/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김병육 전문위원 삼성증권 대구지산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주) 대표/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