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기관 장애…크면서 편두통 발전
갓 돌을 지난 아이가 버릇처럼 수초 간 발작적으로 목을 옆으로 기울이는(사경) 행동을 자주 한다면 소아 어지럼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행동은 뇌간 진정핵의 혈관수축에 따른 일시적인 허혈증세로 나타난다. 이처럼 소아 어지럼증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부모가 자칫 간과할 수 있고, 성인과 달리 대화능력이나 표현 부족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원인은 편두통성이나 중추신경계의 외상성 및 감염과 종양성 질환일 수 있고, 정신과적인 질환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삼출성 중이염
중이염이나 중이내 삼출액이 전정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어지럼증을 보인다. 주요 증상은 심한 어지럼증보다는 집중력의 저하, 섣부른 행동, 소화불량, 일시적인 현기증 등을 보이지만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실제 삼출성 중이염이 전정기능에 장애를 나타낸다는 객관적 증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원인과 겹쳐 있을 경우가 많다.
◆소아 양성발작성 어지럼증
현재 소아 청소년에게 가장 흔한 어지럼증의 원인은 편두통성 어지럼증. 4세 남아가 갑자기 놀라 엄마에게 기대거나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식은 땀에 구토를 동반하지만 두통은 없고 뇌파나 MRI 검사에서도 별다른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9세 여아가 자세 불균형으로 인해 자주 비틀거리고 놀이터에서 혼자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도 계속 일상행동을 하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청력장애는 없으나 체육시간과 밝은 빛을 유난히 싫어하며 심한 차멀미가 있어 나들이를 못할 정도다.
두 경우 모두 소아 양성발작성 어지럼증의 전형적인 증상들이다. 주로 2~12세에 시작되지만 보통 6세 이전 아이에게서 잘 나타난다. 주 원인은 뇌간 전정핵의 혈관수축으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방치하면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편두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양성 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
12세 여아는 아침에 자고 일어날 때마다 주위가 빙빙 돈다며 메스꺼움을 호소한다. 증상은 누워서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더 심하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좋아지기도 한다. 증상은 수초에서 30초 정도 지속되고 심한 구토를 동반한다. 평소 차멀미도 매우 심하다.
이는 주로 50,60대에 빈발하는 독립적인 질환이었으나 편두통이 있는 소아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원인은 귓속 전정기관의 이석(耳石)조각이 인접한 세반고리관으로 떨어져 나온 때문. 이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이석정복술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발이 잦은 것이 특징이다.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관건
소아 어지럼증은 소아들이 자신의 증상에 대해 정확한 표현을 하지 않아 부모나 의사들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명확한 감별이나 진단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은 성인들에게 흔한 말초성 어지럼증보다는 편두통성 어지럼증, 삼출성 중이염에 의한 어지럼증이 주 원인이 된다. 따라서 소아 어지럼증의 성공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과 어지럼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도움말=오희종신경내과 원장
우문기기자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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