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단북면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이병훈(44) 의로운쌀 의성군연합회장은 요즘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 며칠 전 모내기를 마친 5ha 가운데 2ha에서 모가 말라죽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쌀농사를 지으면서 올해 같은 이런 황당한 일은 처음 겪는다"며 "상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농촌지도자 김한탁(54·안계면) 의성군연합회장도 자신이 운영하는 육묘공장에서 모가 채 자라기도 전에 말라죽는 현상을 발견하고 "상토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토에 뿌린 볍씨가 미처 싹이 올라오지 못하고 부패했거나, 싹이 올라와도 곧바로 곰팡이가 피면서 말라죽고 있다는 것.
의성에서 이 같은 피해를 입은 쌀농가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재 단북을 비롯해 안계와 구천·봉양·안사·안평 등지에서 피해 면적이 980농가 1천340ha에 이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은 모두 'S케미칼'이 공급한 상토를 사용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어 해당 농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보상 등의 법적인 대응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상토 공급자 이모씨는 "상토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고온과 저온에 대비한 부직포 환기에 소홀한 못자리와 물이 부족한 못자리에서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의성군 관계자는 "피해 지역의 시료를 채취해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며 "분석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성군은 차질없는 모내기를 위해 지역내 84개 육묘공장을 24시간 완전가동하고 있으며, 가동 경비는 예비비로 충당할 예정이다. 또 상토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상토 회사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글·사진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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