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함께 살아가야할 우리 이웃"
파키스탄에서 5년 전 시집온 결혼이주여성 이니다(30·달서구 죽전동)씨. 남산만한 배를 어루만지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병원비가 없어 꼼짝없이 집에서 아기를 낳아야 할 판이었다. 남편이 몇달째 직장에서 월급을 받지 못해 방세도 밀려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인근 주민센터에선 이니다씨의 딱한 사연을 달서구청에 전했고 구청의 '외국인 행복나눔 무료 진료서비스' 덕분에 무사히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됐다.
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피부색 다른 외국인이 우리의 이웃이 되고 있다. 다문화 시대다. 현재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2007년말 1만9천400명)는 불법체류자를 포함하면 3만명에 가깝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문화가 정착돼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는 '다문화 주간(5월19일~25일)'을 맞아 내·외국인 상호 간 문화를 이해하고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는 축제의 장이 곳곳에서 열린다.
대구시와 달서구는 25일 '제1회 다문화 축제'를 연다. 한국폴리텍섬유패션대학에서 열리는 행사 참가자가 내국인 1천명, 외국인 1천명일 정도로 대구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규모 다문화축제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외국인에 대한 색안경을 버리고, 이제는 내·외국인 구분없이 서로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 개막을 알리는 난타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 문화체험마당, 이벤트마당, 어울림마당 등 다양한 축제가 마련됐다. 달서구청 조기태 기획조정실장은 "성서공단에 거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이번 행사를 반가워했다"고 말했다.
또 동구청은 21일 '동구 세계인의 날'을 맞아 동촌종합복지관과 함께 녹동서원, 허브힐즈, 대구스타디움, 둔산동 경주최씨종가 등을 돌아보는 '결혼이주여성 대구사랑투어' 행사를 연다.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도 21일 대구향교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가정의 부부를 초청, 전통 혼례를 치르는 행사를 가졌다.
대구경북연구원 최준호 박사(다문화 전공)는 "이번에 대구에서 열리는 다문화 축제들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치 않고 지역의 내외국인 간 이해를 돕고,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 지원을 위한 정책 등으로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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