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지원금 3천억원 어떻게 쓰나

입력 2008-05-19 09:18:53

21일 첫 시민공청회

경주시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 인센티브로 받은 3천억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21일 오후 3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시민공청회를 연다.

'뜨거운 감자'가 된 사안을 다룰 이날 공청회에는 대학교수와 시민단체 대표, 읍면 대표, 시민 등 4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2005년 11월 2일 방폐장 유치 후 방폐장 지원금 사용 부분과 관련, 시민공청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앞서 경주시는 지난해 경주대~광면삼거리 국도 4호선 우회도로 확·포장을 비롯 강변도로 확·포장, 가정용전기사용료 및 TV수신료 지원 등의 사업에 490억원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가 전체 사용계획을 수립한 후에 사용하라며 반려하자 그동안 방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 왔다.

3천억원 사용과 관련해서는 처해진 입장에 따라 저마다 생각이 달라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시의원들은 경주가 전국 4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폐장 유치 주민투표에서 1위를 한 것은 각 읍면별로 시민들이 모두 힘을 뭉쳤던 만큼 지원금도 읍면별로 배분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천년고도의 혼을 판 대가인 만큼 경주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금 조성 또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주시는 현재 굵직한 사업들이 예산 부족으로 상당수 중단되어 있는 만큼 이 돈을 이들 사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날 공청회를 요식행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가 시민들의 의견 통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공청회를 하는 것은 앞으로 3천억원을 사용키 위한 하나의 절차로 보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방폐장을 유치한 백상승 경주시장이 남은 임기 2년내에 3천억원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고민을 거듭해 토론하고 시민의 의견을 모아 정말 경주를 위한 종자돈이 되도록 해야지 시장의 치적 쌓는데 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2006년 5월 9일 정부로부터 받은 방폐장 지원금 3천억원은 경주시 금고에 보관돼 있으며, 그동안 이자만 260억원이 불어났다. 이 돈은 방폐장유치지역지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경주시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사용 가능하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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