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쇠고기 파동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정부가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를 연기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경찰의 촛불집회 주최자 처벌방침 등과 맞물려 격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4일 오후 7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질타했다. 참석자들은 "단지 고시를 연기하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며 "재협상에 나서 국민들의 생존권을 지켜내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대구경북시도민대책회의 소속 회원 50명은 15일 오후 7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촛불을 켤 예정이고, 대구북구시민대책회원 30여명도 칠곡 동아백화점 강북점 앞에서 촛불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무엇보다 경찰의 '촛불집회 주도자 사법처리, 괴담 유포자 처벌' 방침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네티즌들이 '나도 잡아가라'며 14일 경찰청 홈페이지에 대규모로 접속, 홈페이지가 한때 다운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네티즌들이 4천여건의 항의성 '자수글'을 연달아 올리면서 경찰의 정권 코드 맞추기에 사이버 시위로 맞섰다.
이날 사이버경찰청 열린게시판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대역죄를 저질렀으니 부디 처벌을 부탁합니다" "내 목숨 지키고자 한 것이 죄라면 잡아가주세요" "자수합니다"라는 등의 글이 폭주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이슈·청원 방에는 이 대통령 탄핵서명 운동을 처음 제기한 아이디 '안단테'라는 고교생 네티즌을 자처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내가 안단테다. 잡아가라" "오늘부터 닉네임을 안단테로 바꿨다"며 경찰의 신원확인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완전 실명제로 운영되는 사이버경찰청 게시판에 이처럼 많은 네티즌들이 '자수'한 사태는 사상 처음이다.
한편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아직까지 촛불문화제 주최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청에서 사법처리 방침을 밝힌 것은 촛불문화제가 집회 성격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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