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동안 경로 잔치…세인트웨스튼호텔 이양희 대표

입력 2008-05-14 08:59:02

"IMF 당시 성서에서 웨딩 뷔페점을 경영할 때였어요. 동네 노인들이 피로연장에서 몰래 식사를 하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분들이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식사할 수 있도록 해드리자 하는 마음에서 경로잔치를 기획하게 되었죠."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에 있는 세인트웨스튼 호텔(대표 이양희)이 매년 열고 있는 관내 어르신 초청 경로잔치가 벌써 15년째를 맞았다. 처음 시작 당시 300명이던 어르신들이 그 사이 3천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초청된 어르신만 해도 10만명에 이른다.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경로대잔치에는 400여명의 호텔 전 직원이 동원되었고 호텔 연회홀을 풀가동했다. 연회장엔 3천명분의 뷔페식사가 푸짐하게 차려졌고 국악, 농악, 노래자랑이 흥겹게 펼쳐졌다.

이 호텔 이양희 대표는 "땀 흘려 일한 대가로 이룬 재산이지만 지역 사회에 환원할 수 있어 좋다"며 "나도 어릴 적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흉내라도 내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년 5천만원씩 출연하고 있는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계속하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불우 이웃을 위해 지갑을 활짝 열지만 자신을 위한 지출에는 인색하다. 최근까지 70㎡형 아파트에서 구형 TV를 보며 생활했을 정도로 절약이 몸에 배어있다. 작년에서야 130㎡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힘들게 번 돈으로 웨딩 이벤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때마침 웨딩뷔페 붐을 타고 점포는 호황을 누렸다. 돈이 웬만큼 모이자 그동안 꿈꾸었던 사회사업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베푸는 만큼 사업도 번창했다. 2004년 세인트웨스튼호텔을 세웠고 올 10월엔 700억원을 투자해 군위세인트웨스튼 컨트리클럽을 오픈할 예정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이 대표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폐결핵에 걸릴 정도로 힘들게 청년시절을 보냈다"며 앞으로 지역 불우이웃 돕기에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한상갑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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