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오신 뜻은 결코 멀리 있지 않나니...
"부처가 낯선 건 그는 단순명료한데 당신은 지나치게 복잡다단해서다. 부처는 무아로서 유유자적 가벼웠건만 당신은 어쩌자고 그리도 차고 넘치는 소원을 송두리째 싸안은 채 무겁게 접근하는가. 가벼워지라. 인생이란 그다지 산만한 복합체 물질이 아니다. 게다가 인생이란 쟁취나 타도의 대상도 아니다. 그대 인생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리도 바빴던가? 숨 한번 들이쉬고 내뱉지 못하면 끝장나는 게 인생이다. 부디 케세라세라 하라."
『한 나무 아래 사흘을 머물지 않는다』/현몽 지음/이가서 펴냄/279쪽/1만2천원.
"사람들이 모두 양심을 가지고 있지만 양심으로 행동하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부처님이 모든 중생은 불성이 있다고 하셨지만 불성으로 행동하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불성의 보편성은 모르지만 양심이 자신에게 있는가? 하는 것은 확인하기 쉽다. 자신에게 불성이 있는 것도 확인 못하면서 개(犬)에게 불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불교는 깨닫는 것이지 믿는 것이 아니다."
『무문관에서 꽃이 되다, 탄하 삼성선사 자서전』/최만희 편저/운주사 펴냄/304쪽/1만원.
불기 2552년, 석가탄신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출가와 환속을 거듭한 두 스님께서 쓰신 책은 석가모니 부처께서 오신 뜻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하나같이 말하고 있다. 현몽 스님은 금강경을 풀어 쓰면서 석가모니께서 말씀하신 것의 모든 중심은 마음이라 말한다. 또한 탄하 삼성선사는 행동하는 양심이 부처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의 깨달음이란 선한 마음을 갖는 것이며 '나밖에 없다'라는 이기와 자만을 지우는 것에 다름아니기에 나를 위해 기원하는 것은 불교를 부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두 책은 설파하고 있다. 이는 석가모니께서 이미 말씀하셨듯이 세상 만물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음에도 우리는 그저 죽은 부처를 끌어안고 살아 있는 나를 위해 축원을 빌고 있는 어리석음을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인도 전역을 자신의 깃발로 뒤덮었던 불교가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자신들의 학문적 성취에 급급한 나머지 정치권력에 기대어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간과한 승단의 비대함에 있었다는 사실은 오늘 우리 사회의 종교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5월 12일,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연등의 물결 속에서 석가모니 부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 말씀하신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여라. 이밖에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그야말로 우리의 삶 속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녀야 할 말씀일지도 모른다.
전태흥(여행작가·㈜미래데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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