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없다고? 복당고리 풀어준것"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간의 회동 이틀 후인 12일 뒤늦게 박 전 대표에게 차기대표직을 제의했다고 밝히고 나선 청와대의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의 구심점이 돼 달라. 그러면 친박 복당 문제를 포함한 여러 문제를 처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했다"며 대표직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이미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표는 당원들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거절했다"고도 밝혔다.
사실 박 전 대표는 대표직 출마여부에 대해 청와대 회동 전에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현실성없는' 제안을 한 셈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틀이나 지나서 박 전 대표가 출국해있는 상황에서 공개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 측은 청와대의 뒤늦은 대표직 제의 주장에 대해 "구심점이 돼달라고 한 이야기가 어떻게 대표직 제의냐"며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박 전 대표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이럴 바에야 왜 만나자고 했느냐' '준비없이 회동을 추진, 여론만 나빠졌다'는 여권내부의 비판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회동을 앞두고 준비가 없었다거나 '선물'이 없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박 전 대표에게 복당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감이 없다고 함으로써 복당문제의 고리를 풀어준 것"이라고 설명, 이 같은 추측을 가능케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청와대 회동후 박 전 대표가 결단(?)을 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명분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희태 의원이 차기 대표 가시권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도 박희태 차기대표론은 청와대와의 조율이 끝난 사안으로 보고 있다.
결국 자칫 박 전 대표 측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을 뻔히 알고있으면서 차기 대표직을 제안했다고 공개하고 나선 것은 최악의 경우, 갈라서기를 염두에 두는 등의 정치적 함의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식이면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것은 물건너 간 것이다. 박 전 대표가 귀국 후 어떻게 할지만 남아있는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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