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최종전 어슬레틱 2대0 격파…첼시 2위 눈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애타게 기다려온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그라운드 위에서 환희의 춤을 추었다. 박지성은 맨유가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 선발 출전, 68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의 영광에 기여했다.
맨유는 11일 오후 영국 위건의 JJB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007-2008시즌 최종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라이언 긱스의 골로 위건 어슬레틱을 2대0으로 제압,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우승했다. 맨유는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번째 우승이자 리그 역사를 통산해서 17회째 우승을 기록했다. 맨유와 치열하게 우승을 다투던 첼시는 볼튼 원더러스와 1대1로 비겨 2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최근 주전급으로 도약한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왼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후반 23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될 때까지 활발한 몸 놀림으로 공·수에서 기여했다. 박지성은 왼측면 공간과 가운데로 상대 문전을 파고 들며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수비에도 자주 가담, 위건의 공격 템포를 흐트러뜨리기도 했다.
박지성은 동료들로부터 전보다 많은 패스를 연결받았고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침투하는 팀의 전방위 공격의 일원으로 위건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반 24분과 후반 3분에는 상대 수비에 당한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어내 호날두의 위협적인 슛으로 팀의 공격 활로를 열게 했다.
박지성은 후반 9분, 날카로운 코너킥을 날려 호날두의 헤딩으로 연결됐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1분 뒤에도 코너키커로서 예리한 킥을 선보였다. 후반 14분에는 마이클 캐릭의 크로스가 수비를 맞고 나오자 이를 카를로스 테베스에게 연결, 테베스가 날린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기도 했다.
맨유는 전반 33분 웨인 루니가 위건의 보이스에게 채여 얻은 페널티킥을 호날두가 성공시켜 선취점을 얻었다. 그러나 이후 위건의 압박 수비에 막혀 고전, 불안한 1점 차 리드 속에서 추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 무렵 경쟁 팀 첼시의 안드리 세브첸코가 볼튼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1대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자칫 동점이 되면 리그 우승이 날아갈 판인 상황에서 맨유는 위건의 마커스 벤트와 에밀 헤스키의 위력적인 헤딩슛에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결국 긱스의 멋진 추가골이 터졌다. 박지성과 교체돼 투입,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인 보비 찰튼 경의 최다 출전 기록(758경기)과 타이 기록을 세운 긱스는 후반 40분 루니가 왼측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좋은 움직임으로 골 에어리어 가운데에서 건네받아 땅볼 슛, 위건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맨유는 여유롭게 볼을 돌리며 우승의 환희를 맛볼 순간을 기다렸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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