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내일 회동한다.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지는 지켜봐야겠으나 만난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정권 교체의 양대 주역이면서도 새 정부 들어 단 한 번도 얼굴을 맞댄 사실이 없었다. 오히려 공천과 총선을 거치며 수틀리면 언제라도 갈라설 듯 맞서왔다. 그런 양측이 "국정 동반자 관계 재확인"(청와대), "사심 없이 나랏일 할 것"(박 전 대표)이라고 태도를 바꾼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그만큼 국면 전환이 절실했을 것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2개월 만에 20%대로 추락한 자신의 지지율 앞에서 여권 결집이 절박한 처지이다. '쇠고기 정국'에서 보듯 구심점 없는 여권을 그대로 두어서는 국정을 이끌 힘을 받을 수 없다. 한시바삐 박 전 대표를 끌어안는 것 외는 달리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당내에 30여 명, 당밖에 20여 명의 의원을 거느리고 있는 박 전 대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인 것이다.
박 전 대표 또한 그의 계파 이기주의를 비난하는 여론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처지다. 새 정부와 한나라당이 죽을 쑤든 말든 자신을 따르는 사람만 챙기려는 소아적 리더십에 빠져 있다는 실망감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서는 5년 뒤 次期(차기)를 꿈꾸는 입장으로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자신의 수족을 잘라낸 '표적 공천'에 불만이 있다지만, 총선에서 보여준 그의 해당행위를 보면 사실 피장파장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는 누가 옳고 그르냐는 묵은 감정을 털고 새로운 단계의 정치를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은 경제 살리기를 다짐한 두 사람을 보고 한나라당 집권을 선택했다. 그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은 뒷전이고 각자의 정치적 이익이나 감정에 매달리는 것은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존중하고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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