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하빈면 번영회가 엊그제 대구교도소 유치 건의서를 대구시청에 정식으로 제출했다. 대구교도소 이전 사업이 가장 큰 걸림돌을 하나 넘어설 형세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 기관들 사이의 논의에는 아직도 별 진척이 없다고 한다. 법무부는 "대구시청이 다 부담해 새 교도소를 지어 내놓는다면 옮길 수 있다"는 식으로 여전히 뻗대고, 시청 또한 계속 조르기에나 매달리는 모양이다. 현지 주민들이 그만큼 열심히 나서는데 정작 책임 있는 당국은 태평스레 힘 겨루기나 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하빈면 번영회가 유치 건의서에 썼다는, "교정시설이라는 특별행정기관 유치 활동이 후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지만…"이란 표현에 더 가슴 시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분명 내키지 않는 일이나 지역 발전의 길을 찾으려니 어쩔 수 없더라는 얘기이다. 그리고 그 바닥에는 "대구 도심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전체 면적의 68%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매우 낙후됐기 때문"이라는 현지인들의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 대구라는 대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하빈이 엄청나게 희생하는데도 누구 하나 보상은 생각도 않아, 스스로 제 살을 베어 바치는 고육지책을 택하기로 했다는 말로 들리는 것이다.
이제 화원만이 아니라 하빈을 위해서도 대구시청은 필히 이번 이전을 성공시켜 내야 하게 됐다. 기회가 자꾸 있는 것도 아니다. 서둘러 다른 길이라도 찾아야 한다. 마침 새 교도소를 지어 주고 대신 현재의 교도소 땅 개발권을 갖는 방식을 저울질하는 민간업체가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여러 학교들이 그런 방식을 통해 이전한 전례가 있으니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길이라도 찾길 바란다. 법무부에만 책임을 떠넘기려는 건 지방정부가 그 지역민을 대할 태도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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