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지하차도 건설 논란 재연

입력 2008-05-08 10:14:05

▲ 황금지하도 예정지.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황금지하도 예정지.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대구 수성구 황금네거리 지하차도 건설을 둘러싸고 대구시와 주민들 간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2월 대구 수성구 황금네거리 교통량 재조사에서 인근 대단위 아파트단지들의 입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비해 네거리를 지나는 차량대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공사기간 중 영업 및 통행불편 등을 들어 건설을 반대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지하차도 없어도…

논란의 시작은 지난 2월 대구시가 벌인 교통량 조사에서 비롯됐다.

'황금네거리 지하차도 건설'과 관련한 교통량 조사(2월 23~25일 오전 7~8시, 오후 6~7시 사이 황금네거리 주변 6개 교차로)에서 네거리 일대 시간당 통행 차량이 9천125대로 나왔다고 밝혔다. 차량 한 대가 네거리를 통과하는 데는 평균 57.8초가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는 지하차도 건설이 계획됐던 2004년 교통평가 당시 시간당 1만890대, 통과시간 184.3초에 비해 교통조건이 더 양호해진 것이다.

신호교차로 서비스 수준도 훨씬 나아져 2004년 당시 'F'등급에서 'D'등급으로 두 단계나 올랐다.

이번 조사는 교통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던 캐슬골드파크(4천256가구), 대우트럼프월드수성(1천23가구)의 입주 이후 이뤄져 황금네거리 지하차도 건설이 명분을 잃게됐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2호선과 버스·지하철 환승 등 교통환경이 예전과 달라졌고 고유가로 승용차 이용자들이 다소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하차도 건설 반대 주민들은 "대규모 아파트 입주로 교통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대구시의 예측이 한참 빗나갔다"며 "차가 조금만 밀린다 싶으면 교통구조물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대구시의 근시안적 태도가 문제"고 말했다.

◆그래도 해야한다?

시는 지난해 말 지하차도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상인들에게 교통량 재조사를 벌여, 건설 여부를 최종 결정짓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조사에서 그 필요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는 황금지하차도의 건설을 계속 추진할 태세다.

시는 "지하차도가 완공되는 2012년 네거리 교통 서비스 수준이 'F'등급을 받아 교통환경이 나빠지는데다 지하차도가 만들어지면 시간당 3천435대의 차량이 줄고 지체시간도 65.9초가 감소돼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여부는 미래교통 수요를 기준해야 한다는 논리다.

시는 이달내로 교통량 재조사 결과를 수성구청장, 시·구의원, 황금아파트·상가 주민대표에게 설명하고 지하차도 당위성을 알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다만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반대 여론이 많으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황금네거리 지하차도는 2005년 황금네거리 인근 수성SK리더스뷰 주상복합아파트 건립 허가조건(아파트 시행사가 건설해 시에 기부채납)으로 결정됐다. 공사비는 모두 220억원으로 중동교~황금네거리 황금교차로 동서방향으로 길이 640m, 폭 16.5m(왕복 4차로)로 2012년 완공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허가조건으로 시행사가 지하차도를 짓기로 한 만큼 건립을 포기할 경우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해 황금네거리의 부근의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대체 시설물 건립 등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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