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노동청 전화는 먹통?…민원인 불편에 분통

입력 2008-05-08 09:32:49

포항에 사는 김모(61)씨는 최근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위해 114에 전화를 걸어 종합고용지원센터 전화번호를 물었다. 안내원의 답변은 "노동지청이나 고용지원센터 직통전화는 등재돼 있지 않고 노동부 콜센터 전국대표서비스 '1350'과 '1544-1350'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김씨는 1350으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은 포항노동지청 민원실 근무자는 "실업급여는 지청이 아니라 고용지원센터 업무사항"이라며 "'1544-1350'으로 다시 한번 전화를 해 달라"고 했다.

'1544-1350'으로 다시 전화를 건 김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자동응답전화에서 나온 소리는 '상담원을 연결하려면 주민등록번호 13자리를 누르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연결된 전화로 그가 물었던 말은 "거기 위치가 어디요?"하는 것이 전부였고, 직원에게서 들은 답은 "죽도동 옛 경북일보 사옥입니다"하는 말이 전부였다. 통화가 될 때까지 김씨는 휴대전화로 114에 세번, '1350'에 한번, '1544-1350'에 세번 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데 비싼 휴대전화로 일곱 통화를 한 것도 억울한 일이지만 콜센터를 설치한 것도, 주민등록번호를 누르라는 것도, 곰곰이 따져보면 전화를 하지 말라는 말 같아 더욱 분하고 신경질 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포항노동지청 담당자는 "114 등재비용을 아끼기 위해 콜센터 전화만 올렸다"고 했고, 한 간부는 "무슨 소리냐? 직통 대표번호도 올라있다"고 끝까지 우겼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중앙의 지침이어서 지청 차원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또 어떤 직원은 "1544-1350은 모르는 번호다. '1350'만 올라 있다"고 말해 묻는 사람을 어이없게 만들기도 했다.

이 말을 들은 한 민원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민원인을 위한 제도개선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관공서의 문턱은 높아 보이고 공무원들은 불친절하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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