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특수학급의 친구들이 요리시간을 기다리는 이유는 딱 한가지. 맘껏 주무르고 뜯어도 "그러지 말라"고 하거나 "안된다"고 말하는 어른이 없다는 것이다. 요리시간 만큼은 어른이 돼 멋진 주방장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 꿈을 가지는 시간이 된다. 가장 주요한 이유는 내손으로 만든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출석을 한다는 것.
어린이날을 맞아 동생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자. 치료사 선생님이 온몸으로 마는 흉내를 내면서 돌돌 말아 롤샌드위치라 했더니 까르르르 넘어 간다.
먼저 롤샌드위치 재료로 식빵'슬라이스치즈'슬라이스햄'양상추'오이피클'딸기쨈을 보여준다. 딸기잼은 지난 시간에 아이들이 직접 만든 것을 사용하고, 아이들에게도 너희들이 직접 만든 잼으로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강조하면서 자긍심과 성취감을 심어 준다.
"요리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만든 잼으로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동생들에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줄거에요. 우리 친구들은 유명한 호텔 주방장 선생님처럼 모자를 쓰고, 멋진 형과 누나가 되는 거예요." 그러자 아이들은 "선생님 요리사 모자가 너무 멋있어요. 머리에 쓰고 사진 찍어 주세요."요리사 모자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매체가 된 것일까. 비록 행동이 느리고 말은 서툴러 표현하는데 익숙치 않지만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과 눈빛은 확인할 수 있다.
멋진 모자를 쓰고 어눌한 몸짓과 서투른 손놀림으로 식빵의 가장 자리를 잘라내고, 밀대로 얇게 밀어준다. "식빵의 가장 자리는 부드럽지 않으므로 기름에 튀겨 먹으면 좋아요." 밀대로 얇게 밀어주는 작업은 대근육활동과 더불어 힘의 조절이 필요하므로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
얇게 썬 햄과 치즈는 식빵보다 짧게 준비한다, 칼질이 익숙한 아이에게는 집중력 향샹을 위해 얇게 썰어보게 하는 것도 좋지만 칼 사용이 위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중학생이라면 칼로 장난치는 행동은 막아야 한다.
준비한 식빵에 잼을 바르고, 양상추를 깔고, 그 위에 햄'치즈'오이피클 순으로 올린다. 아이들이 만든 잼이 묽어 "줄줄 흐른다"고 야단이다. 그러면서 입으로 연신 잼을 찍어먹는다 달콤한 얼굴 표정이 더욱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 잼이 너무 굳어 바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야채가 "까꿍"하면서 나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돌돌 말아주고, 다시 한번 랩으로 감싸 고정시켜준다. 아이들에게는 정교한 작업이다. 행동 산만이나 주의력 결핍 아이는 해볼만한 작업으로, 샌드위치는 쉽게 먹어봤지만 내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아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완성된 롤샌드위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예쁘게 포장하고, 동생에게 줄 선물로 '사랑해' 라는 글을 쓰게 하는 것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요리치료사협회장 www.cookingtherap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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