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회, 어려운 노인 초청 13년째 경로잔치

입력 2008-05-06 10:30:10

"찾지 않는 자식, 열이면 뭐하노"

"고마운 사람들이 올해도 또 왔네. 아마 10년이 훨씬 넘었지. 한해도 빠지지 않았는 기라."

"찾지 않는 자식 열 있으면 뭐하노, 우리한테 잘해주는 사람들이 자식이고 효자 아이가…."

어버이날을 나흘 앞둔 4일 낮 12시 30분 칠곡 동명면 구덕리 한국성모의 자애수녀원(사회복지법인 안심원) 내 성가양로원에서 뜻 깊은 경로잔치가 열렸다.

자선단체인 성심회(회장 최상배)가 성가양로원을 비롯해 군위군 부계면 성바오로 안나의 집, 고령군 쌍림면 대창양로원 등 사회복지 기관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는 어려운 노인 300여명을 초청한 것. 해마다 어김없이 5월 초에 열리는 경로잔치는 올해가 13번째다.

이번에는 성가양로원이 있는 구덕마을에 사는 20여명의 70~90대 노인들도 함께 초청을 했다. 어르신들은 구부정한 허리를 유모차에 의지했지만 행사 내내 환한 모습이었다.

이날 대구에서 활동하는 모델가수 신광우(56)씨가 동료 가수 5명과 함께 자선공연을 했고, 날뫼농악 단원, 쉬어가는 국악원의 최영희 원장과 무용단들도 행사장으로 달려와 신나고 흥겨운 가락으로 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 행사에도 고령 쌍림의 대창양로원에서 사할린 정착 노인들이 대거 참석, 아리랑 가락에 춤추고 노래하는 등 즐거운 하루를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구덕리 마을 노인들을 모시고 나온 이칠화(67) 이장은 "해마다 어버이날에 성가양로원에서 열리는 경로잔치에 마을 어르신들을 초청해 줘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고 반겼다.

성심회는 300여명의 회원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매년 한가위나 설 등 명절 때 사회복지시설을 찾고, 불우한 학생들에게 적은 액수지만 장학금을 전달하는 순수 자선단체다. 성심회 최상배(63) 회장은 "어려운 생활 여건 때문에 노후를 사회복지시설에 맡긴 어르신들이 일년 중 단 하루라도 맛난 음식과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