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건고 학생들이 말했다, 나의 어머니는…

입력 2008-05-03 07:15:35

어머니를 생각하면 한없이 그립고 한없이 고맙고 한없이 참아줄것 같고 한없이 배풀어줄 것 같은 그런 모습이떠오른다. 대건고등학교 2학년 문과반 학생 31명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 )다.'라는 문제를 던지고 30여분이 흐르는 동안 학생들은 수근수근 왁자지껄 떠들기도 했지만 하나둘씩 책상에 머리를 묻고 조용히 글을 써내려갔다. 어머니에 대한 기발한(?) 정의가 쏟아졌다.

* 박지성이다. - 나를 위해 뛰고 또 뛰신다.

* 바보다. - 당신의 생일과 내 잘못은 도무지 기억하지 못하신다.

* 천재다. - 나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알고, 내 질문에 모두 답해 주신다.

* 행복한 사람이다. - 착하고 바르게 커준 누나와 평생 엄마를 모실 자랑스런 아들이 있으니까.

* '소녀시대'이다. - 힘들고 지칠 때 힘을 주는 '소녀시대'처럼 엄마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나만의 스타.

* 미인이다. - 내가 보기엔 (아줌마들 중에선) 최고로 예쁘다.

* 벙어리다. - 아무리 화를 내고 버릇없이 말해도 아무 말이 없으시다.

* 거짓말 탐지기다. - 자식의 목소리와 표정만으로도 거짓인지 진실인지 안다.

* 숭례문이다. - 불 타 없어지기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는데 없어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것처럼.

* 경비업체다. - 내가 뭘 하는 지 다 안다. 놀고 있을 때 멀리 안방에서 '공부해라' 외치신다.

* 지나가는 효성여고 소녀다. - 공부하다 지친 내 삶의 안식처!

*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다. - 먹고픈 것, 사고픈 것, 즐기고픈 것을 모두 내게 양보하신다.

* 계단이다. - 내 발 밑을 탄탄하게 받쳐준다. 하지만 내 힘으로 오르지 않으면 한걸음도 갈 수 없다.

* 흙이다. - 흙이 다양한 모습으로 주변에 존재하듯 내 마음 속에 엄격한 선생님, 인생 선배, 친구로 존재한다.

* 소중한 분이다. -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다.

* 신(神)이다. - 배고프면 밥 해주시고, 아프면 약 사주시고, 추우면 이불을 살포시 덮어주시고, 거짓말을 하면 감싸주신다.

* 364일 갈대, 1일 대나무다. - 귀가 얇아서 주위 말에 갈팡질팡하지만 아들을 위한 소신을 지킬 때는 곧기만 하다.

* 영원한 나의 서포터다. - 내일 짜증내고 투덜대도 힘내라고 아침밥을 차려주신다.

* 연탄재다. - 많이 늙으셨다. 신경을 하도 많이 써서 주름도 많고 흰머리도 많다.

* 어머니다. - 거창한 수식어도 필요없다. 그 이름만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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