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부상-조바심 낸 티업∼허리 '삐끗'십상

▲날씨가 좋아지면서 연습장, 필드로 나가는 골퍼가 늘고 있지만 운동, 체력 등 준비 부족으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필드 사진

골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그만큼 골프 부상도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화창한 봄날, 연습장으로, 필드로 달려나가 충분한 준비운동도 없이 골프채를 휘두르다 척추, 어깨, 허리, 팔꿈치, 손목 등을 다쳐 '침대 신세'를 지는 경우가 적잖은 것. 골프 부상 중 가장 많은 것이 허리 부상. 주말 골퍼들의 경우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스윙을 하다 허리를 삐어 척추 부상이나 디스크 손상 등 급성 요통을 일으키기 일쑤다. 어떻게 하면 골프로 인한 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러면 다친다

"10번쯤 갈비뼈에 금이 갔다가 붙어야 진정한 골퍼?"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비교적 운동 강도가 낮지만 무리하거나 지나친 연습 및 라운딩, 부정확한 자세, 준비 및 마무리 운동 부족 등으로 척추, 인대, 근육, 관절 등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 골프 어드레스 자세의 경우 평소 서 있는 자세에 비해 척추 등에 주는 부담이 2.2배로, 자세가 부정확하거나 골반이 불균형할 경우 부상 위험이 더 커진다. 스트레칭 등 준비 운동으로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을 경우도 부상으로 이어진다. 육체·정신적 피로도 집중력을 떨어뜨려 근육의 피로와 긴장도를 높여 몸에 무리를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골프 시작 연령이 비교적 늦어 유연성과 근력, 지구력 등이 떨어진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돼 부상 가능성이 더 높다. 척추(특히 허리), 팔꿈치, 어깨, 손·손목, 무릎 관절 등의 순으로 부상이 많은데, 이 중에서도 여성 골퍼는 팔, 남성 골퍼는 척추 부상이 많다. 척추 및 어깨는 후방 스윙이나 후속 스윙 단계, 팔꿈치는 임팩트 순간의 충격으로 많이 발생한다. 특히 팔꿈치 주위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골프 엘보우'는 아마추어 골퍼의 30% 정도가 앓는 부상이다. 지나친 사용이나 잘못된 스윙, 뒤땅 치기 등을 통해 주로 발생한다.

◆골프 부상을 예방하려면

부상의 대부분이 과도한 사용에서 오는 만큼 골프 부상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나친 연습을 자제하고 정확한 스윙을 하는 것이다. 또 뒤땅을 치지 않고, 너무 힘들여 스윙을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골프 전 준비운동과 평소 유연성 운동도 부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평소에 유연성을 기를 수 있는 유산소 및 근력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서두르지 말고 운동 전에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충분히 몸을 풀면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골프는 몸을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대표적인 비대칭 운동이기 때문에 연습 스윙할 때 가끔 다른 방향으로 클럽을 휘둘러 양쪽 대칭을 유지할 필요도 있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골프 스윙 및 장비 사용 등도 부상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라운딩 때에 가능한 한 카트를 타지 말고 걸어다니고, 볼을 줍거나 티를 꽂을 때도 상체만 기울이지 말고 무릎을 동시에 굽히면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몸을 씻을 때엔 뜨거운 물에 잠시 몸을 담가 긴장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샤워하는 게 좋다. 부상을 당했다면 일단 휴식을 하고, 물리치료나 약물 등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급성 요통의 경우 얼음찜질을 하면 진통을 줄일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최창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골프를 위한 운동

워밍업과 스트레칭, 근력 강화 및 지구력 향상, 심혈관계 조절 등의 운동은 골프를 더욱 즐겁게 해 준다.

▷워밍업은 심박수 및 체온을 높여 운동하기에 적합한 몸 상태를 만들고, 타석에 들어가기 전 5~15분 가벼운 스트레칭 및 뜀뛰기를 하는 게 좋다.

▷허리, 몸통, 팔, 다리 순서로 가볍게 천천히 스트레칭을 해 관절을 이완시킨다. 각 단계에서 15~20초 정도 유지해 줘야 효과가 있다.

▷평소 목, 허리 및 복부, 허벅지 등의 근육 운동을 통해 안정된 자세로 스윙할 수 있도록 한다.

▷심혈관계 조절을 위한 조깅 등 유산소 운동도 20분 이상, 주 3회 정도 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