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힘이다]국악으로 뭉친 정지목씨

입력 2008-05-01 07:04:34

사단법인 한국문화공동체 이사인 정지목씨 가족은 강령탈춤과 가야금 등 우리 음악인 국악을 통해 가족사랑을 나누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문화공동체 이사인 정지목씨 가족은 강령탈춤과 가야금 등 우리 음악인 국악을 통해 가족사랑을 나누고 있다.

"아이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국악공연장을 찾다보니 우리 가족 모두에게 국악은 자연스럽게 친숙한 존재가 됐지요. 국악을 통해 우리 가족은 사랑을 나누고, 화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34호인 강령탈춤 이수자인 정지목(42·한국문화공동체 이사)씨 가족. 20년 넘게 강령탈춤을 공연하는 등 공연기획자로 활동하는 정씨를 비롯해 부인 김영미(40)씨와 딸 다은(10)·다윤(8)양 등은 모두 국악을 하는 '국악가족'이다. 김씨는 16년전부터 강령탈춤을 시작한데 이어 지금은 모듬북을 배우고 있고, 두 딸은 가야금을 배운지 각각 4년,3개월 정도됐다.

정씨와 김씨가 부부의 연을 맺은 데에도 강령탈춤이 인연이 됐다. 김씨는 "몇년째 같은 길을 거쳐 출퇴근하는데 어느날 강령탈춤이란 간판이 눈에 띄어 문을 두드렸다"며 "지금의 남편으로부터 강령탈춤을 배우다가 서로 마음이 통해 결혼했다"고 얘기했다. 황해도 강령지방에 전승돼오던 해서탈춤의 하나인 강령탈춤은 일종의 가면극(假面劇). 정씨는 대학을 다닐 때 우리 것을 찾고 지키기 위해 강령탈춤을 시작했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김씨는 남성적인 강령탈춤의 매력에 금새 빠지게 됐다는 것.

결혼 후 두 아이를 임신한 부인 김씨에게 아이들의 태교 음악은 국악, 태교 장소는 국악공연장이 됐다. 정씨가 강령탈춤을 직접 공연하는 것은 물론 국악공연 기획자로 활동하다보니 적게는 매주 1번, 많게는 2,3차례씩 국악공연장을 찾게 됐다. 김씨는 "사물놀이 등 국악공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뱃속에서부터 아이들에게 우리 국악을 많이 들려주게 됐다"고 얘기했다.

다은·다윤이가 가야금을 시작한 것도 부모들의 권유가 아닌 본인들의 선택이었다. 태권도 유단자이기도 한 다은이는 악보만 있으면 웬만한 곡은 다 연주가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다은이는 "가야금을 배우는 게 너무 재미 있다"며 활짝 웃었다. 가야금을 배운지 3개월째인 다윤이는 "아직은 가야금보다 킥보드 타는 게 재미 있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정씨 가족에게 주말 나들이 장소는 국악공연장. 아이들은 아빠가 마련하는 국악공연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얼마 만큼 땀을 흘리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김씨는 "두 딸이 아빠가 공연하고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빠와 더욱 친해지는 것은 물론 가족간의 정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장인 정씨가 부인으로부터 받은 남편, 아빠로서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80점.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려 노력하고, 두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를 쓰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게 김씨의 얘기. 정씨는 "워낙 바쁜 생활이어서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함께 킥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 산책, 보드게임 등을 같이하려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아빠와 엄마, 두 딸이 함께 어울려 국악공연을 갖는 게 정씨 가족의 꿈이다. "우리 음악인 국악을 통해 가족 모두가 마음의 여유를 찾고,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어요. 국악처럼 가족끼리 같은 취미 활동을 하다보면 정이 더욱 깊어집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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