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권혁 등이 버틴 삼성 라이온즈 불펜은 SK 와이번스와 함께 8개 구단 가운데 최고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오승환은 시즌 8세이브(1위)를 기록 중이고 권혁도 6홀드(2위)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 경기 후반 강하다고 할 수 없었던 것은 타선이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5회가 지날 때까지 앞서 있지 못하면 경기의 긴장감도 떨어졌다.
최근 들어 이 같은 흐름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삼성 타선이 경기 후반 힘을 내면서 박진감을 더하고 있어서다. 2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대3으로 뒤지다 7, 8회 1점씩 추가하면서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뒀고 29일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1대5로 밀리다 6회 1점, 7회 4점을 내면서 6대5로 승부를 뒤집었다.
30일 우리와의 홈 경기에서도 삼성은 0대4로 끌려가다 8회 2점, 9회 1점을 따라붙는 저력을 보였다. 삼성은 평균자책점 8.25를 기록 중이던 우리 선발 제이슨 스코비에게 철저히 막혀 7회까지 안타 1개만 뽑아내는 데 그쳤다. 3회말 최형우만 중전 안타로 1루를 밟았을 뿐, 이후 4이닝이 지날 동안 출루한 선수가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
예전 같으면 승리에 대한 기대를 접을 만한 분위기. 그러나 삼성 타선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8회말 양준혁의 볼넷에 이어 진갑용의 타구가 스코비의 발에 맞고 내야 안타로 기록되는 등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대타 김재걸의 기습 번트를 스코비가 더듬다 뒤늦게 1루에 던졌으나 뒤로 빠지면서 2루 주자 양준혁이 홈으로 들어왔다. 양준혁의 개인 통산 1천200번째 득점. 이어 손지환의 내야 땅볼로 다시 1점을 추가, 2대4로 추격했다.
9회말 2사 상황에서는 양준혁이 우월 1점 홈런포를 뿜어냈다. 점수 차는 3대4로 좁혀졌고 관중석은 들끓었다. 다음 타자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진갑용. 그는 볼카운트 2-2에서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고 장내 모든 시선은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에 쏠렸다. 타구는 외야 담장을 넘었으나 아쉽게도 파울로 선언됐고 이후 진갑용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2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호투했던 삼성 선발 웨스 오버뮬러가 초반에 흔들렸던 것이 결국 패배를 부른 셈. 오버뮬러는 6이닝 동안 9피안타 4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했지만 9피안타와 4실점이 1~3회에 집중됐다는 것이 문제였다. 삼성 투수진은 4회부터는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실점 없이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30일 야구 전적
우리 112 000 000-4
삼성 000 000 021-3
▷삼성 투수=오버뮬러(2패) 차우찬(7회) 이상목(9회) ▷우리 투수=스코비(2승) 이현승(8회) 전준호(8회·2세이브) ▷홈런=양준혁(9회 1점·삼성)
한화 6-2 SK
LG 4-3 롯데
두산 7-6 KIA
■1일 선발 투수
삼성 윤성환-우리 마일영(대구)
두산 이혜천-KIA 이대진(잠실)
롯데 손민한-LG 봉중근(사직)
한화 송진우-SK 레이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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