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대구점 사실상 현지 법인화"

입력 2008-04-30 10:01:20

자금팀 별도 운영…단독 본사기능 수행

지역에 진출한 수도권 본사 유통업체들이 지역에 대한 공헌도 없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만 불렀다는 지적(본지 17일자 1·13면, 18일·22일·23일·29일자 13면 보도)과 관련, 대구 진출을 확정한 현대백화점이 자금팀을 대구에서 별도 운용하는 등 대구점이 사실상의 단독 본사 기능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0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에서 경청호 그룹 부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백화점의 대구 기여방안을 발표했다.

경 부회장은 우선 지역사회 및 대구시가 요청해왔던 지역 본사 체제와 관련, "현대백화점 그룹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으로 공정거래법에 따라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 기업집단에 해당,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 보증이 불가능하다"며 "대구에 별도 법인이 만들어진다면 소요되는 모든 자금을 현대백화점 본사가 지급보증을 통해 마련해야 하지만 현행법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대구에 본사를 따로 두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그러나 "대구점에 자금팀을 둬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시비를 끊겠다. 영업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매출금을 대구점 자금팀이 관리하는 동시에 지역 본사 금융회사인 대구은행에 예치, 이곳을 통해 각종 경비집행 등 모든 자금거래를 하겠다. 자금 운용의 독립권을 이곳에 부여함으로써 대구점이 사실상의 단독 본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중소기업에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뤄지도록 다음달 그룹 자금 500억원을 대구은행에 예치, 중소기업 지원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약 2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대구점 건축 및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대구지역 건설업체가 상당 부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백화점 설립 이전에 상당 부분의 자금이 대구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대구 중구 계산동에 지상9층, 지하6층 규모로 2010년 개점할 예정이며 다음달부터 개점 작업을 본격화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현재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씨가 이끌어왔으며 현재는 정몽근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지선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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