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후보 안내다니…" 비난 빗발
한나라당이 6·4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대구경북 5곳에 대해 후보자 공천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지난해 연말 치러진 혼탁선거가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8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고 대구 서구, 경북 청도, 안동 등 오는 6월 4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대구경북 5곳에 대해 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후보자를 내지 않는 방향으로 당론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대구시의원의 경우 시당 공심위로 결정을 위임했다.
이 같은 결정은 한나라당이 지난해 4·25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비리, 선거법 위반 등 소위 사고 '선거구'의 경우 무공천 방침을 세웠고 이미 지난해 말 치러진 영천시장과 청도군수 재선거에 이 원칙을 적용한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공천자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지역정가에서는 이 같은 '무공천 결정'에 대해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청도군수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바람에 무소속이 난립, 불·탈법선거로 인해 주민들이 연이어 자살하거나 무더기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영천시장 재선거에서도 무공천으로 인한 과열선거가 빚어져 선거 관련자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등 심각한 민심 분열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역시 일찌감치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당 후보를 내야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럼에도 중앙당 차원에서 무공천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지역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심지어 강 대표의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4·9 총선 당시 대구 서구에서 자신이 내세운 한나라당 후보가 친박연대 후보에게 패한데다 이번 보궐선거마저 패할 경우 입을 정치적 타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무공천'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 이번 보궐선거에서 친박연대 측이 경선을 통해 공천자를 내기로 함에 따라 한나라당 후보가 나올 경우 선거양상이 어차피 '강(재섭) 대 박(근혜)' 혹은 '강 대 홍(사덕)'의 구도가 되면서 지난 4·9총선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집권여당이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일컬어지는 대구경북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대구경북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오만의 극치를 보여주는 행태이다"며 "지역민심을 보듬고 지난 4·9 총선 때 '친박'에 뺏긴 대구경북의 정치 자존심을 회복하는 차원에서라도 당이 서구청장과 청도군수, 광역의원 공천자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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