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깃줄은 저항이 작은 백금으로 바뀌고 철길에도 자갈 대신 금덩이가 깔리겠다. 과자봉지나 머리핀 하나에도 금칠이 되어 있고, 금반지나 금목걸이는 노점에서 파는 액세서리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노메달'과 꼭같은 말이 되지 않을까. 금이 돌처럼 흔하다면 상상해볼 수 있는 일이다. 이효정(관천초교 6학년)
해리포터의 첫번째 시리즈에는 '마법사의 돌'이 등장한다. '현자의 돌'로 불리는 마법사의 돌은 뭘까. 구리나 철, 납 같은 흔한 쇠붙이로 금을 만들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고 병을 고칠 수도 있는 신비의 영물이다.
서양의 연금술은 주로 싼 금속을 황금 등의 귀금속으로 만들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애초의 연금술은 모든 물질이 물, 불, 공기, 흙으로 이뤄졌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이 출발점이다. 4원소 가운데 하나가 변화해 다른 원소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연금술사들은 온갖 물질을 혼합하는 등 금을 만들려는 노력을 상당기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18세기 이후 금은 화합물이 아니라 원소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금술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순수한 원소는 다른 원소들로부터 합성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의 기술로 특정원소에 큰 에너지를 투입해 원자의 핵을 변형시키면 금을 만들 수 있지만 금값보다 더 많이 들어 경제성이 없다.
예부터 사람들이 금에 이토록 매달린 것은 여러 이유 중에 희소성의 탓이 클 것이다. 지금도 금이 생산되는 지역은 그다지 고르지 않다. 작년의 경우 금을 가장 많이 캔 중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이 금 생산을 주도한다.
금은 장신구로 가장 많이 쓰이고 다음으로 재산보전용 금괴로 소비된다. 그리고 일부는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컴퓨터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자제품 안에는 금이 들어있다. 금은 얇게 펴지고 길게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반도체 분야에서의 더 얇고 더 가늘게 만드는 첨단기술과 맞닿아 있다.
또한 금은 의약품으로도 개발돼 왔다. 특히 인체에 거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점 때문에 3000년 전부터 치과용 재료로 사용되었다. 금은 거의 부식되지 않지만 무른 편이어서 구리와 팔라듐 같은 다른 금속과 합금해 쓴다. 이 밖에 금은 열반사율이 뛰어나 냉난방 효과가 좋은 탓에 63빌딩처럼 겉면 유리에 도금을 하기도 한다.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지만, 어느 누구도 '현자의 돌'을 이용해 금을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알코올이나 산을 분리하는 등 화학 발전에는 크게 이바지했다. 오늘은 중세의 연금술사처럼 자신이 꿈꿔온 '마법사의 돌'을 한번 찾아보자.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 다음 주 문제
이틀 뒤면 어버이 날이다.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늘 그대로이지 않고 해마다 주름살이 늘고 흰머리도 많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만일 사람이 늙지 않는다면? (문제 풀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 주세요)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