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상영됐던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등의 영화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왔던 영국 출신 키이라 나이틀리는 스물셋 나이가 놀라울 만큼 만만찮은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 약간 길쑴한 턱이 옥에 티이긴 하나 예쁘고 청순한, 매력 넘치는 배우다. 그런 그녀가 언론에 자신의 콤플렉스를 털어놓았다. 휘어진 다리와 비뚤고 오똑하지 않은 코 때문에 우울감에 빠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그 같은 생각을 바꿨노라고 했다. "휜 다리는 사진작가가 포토샵으로 교정해 주고, 비뚤어진 코는 메이크업으로 가리면 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세상만사가 '一路順風(일로순풍)'식이면 얼마나 좋을까. 계획하는 대로 모든 게 순조롭게 잘 나아간다면 무슨 걱정거리가 있을까. 그러나 만사형통은 이야기 속에서나 가능할 뿐 현실에선 크고작은 돌멩이들에 수시로 발이 걸리는 게 인생사다.
세칭 '되고송(Song)'이 시중의 화제다. '~하면 되고'가 반복되는 어느 통신사의 광고노래다. 영화배우 장동건이 직접 부른 제1탄의 가사가 미소를 머금게 한다. '결혼말 나오면 웃으면 되고/ 잔주름 늘면 작게 웃으면 되고/ 꽃미남 후배 점점 늘어나면 연기로 승부하면 되고/ 스타라는 게 외로워질 때면 옛날 친구 얼굴 보면 되고/ ~' 경쾌한 멜로디, 친근한 가사가 이내 따라 흥얼거리게 한다. '고등어편' '신발편' '직장인편' 등 후속편이 잇따르는데다 수십 건의 네티즌 자작 패러디까지 가세, 가히 '되고송' 신드롬을 낳고 있다. 하나같이 팍팍한 일상에서 긍정적 삶의 자세, 여유를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솔직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가사 속에 담아냈다.
특히 '직장인' 버전은 평범한 샐러리맨의 애환을 재미있게 표현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감원말 나오면 야근하면 되고/ 월급 줄어들면 알바 뛰면 되고/~ 대리라는 게 서러워질 때면 부장자리 한 번 앉아보고/ 버틸 때까지 버텨보고'
한때 '하면 된다'니'I can do(할 수 있다)'니 자신감을 불어넣는 구호가 크게 유행한 적 있다. 긍정적인 삶의 자세는 밝고 명랑하고 활기찬 삶의 원동력이 된다. 칙칙한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우리 사회에서 '~하면 되고'라는 가사의 울림이 새삼 신선하게 와닿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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