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7안타 '대폭발'…롯데에 17-3 대승

입력 2008-04-28 08:18:40

▲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는 삼성 선발 정현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는 삼성 선발 정현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나는 수비가 아니라 공격을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면서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던 잠수함 투수 김병현이 했던 말이다.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타자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던져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제대로 된 투수라면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당당한 체구의 우완 정통파 투수 정현욱은 올 시즌 삼성 선발 투수진에 새롭게 진입할 후보였다. 제구력은 뛰어나지 않으나 빠른 공이 특히 위력적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기복이 심한 투구로 코칭스태프에 신뢰감을 주지 못했고 불펜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베테랑 선발 전병호의 부진으로 예상보다 빨리 다시 기회를 잡은 것은 행운이었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정현욱은 5일 우리 히어로즈전 이후 7번째 경기 만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정현욱의 투구 내용은 예전과 달랐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격적인 투구로 롯데 타선을 상대했고 정현욱의 구위에 롯데의 방망이는 밀렸다. 6이닝 동안 4탈삼진 2실점의 호투. 투구 수도 69개에 불과했다.

당초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대성공. 선발 경험이 적은 정현욱이 마운드에 오른 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심정수, 양준혁, 박진만 등 주력 선수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을 딛고 올 시즌 첫 1군 무대에 2루수 겸 2번 타자로 나선 박종호가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박한이(4타수 3안타 1타점)와 '테이블 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양준혁과 심정수가 없었지만 중심 타선도 불을 뿜었다. 지명 타자 겸 3번 타자 제이콥 크루즈(5타수 2안타 2타점) 외에 4번 박석민은 4타수 2안타 1타점, 5번에 자리한 최형우가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백업 내야수 손지환도 1루로 옮겨간 박석민 대신 3루 수비, 박진만 대신 유격수 자리를 번갈아 맡으면서 공격에서도 4타수 1안타 3타점으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3회까지 롯데 선발 송승준에게 무안타로 막히던 삼성 타선은 4회초 폭발했다. 박한이의 볼넷, 박종호의 중전 안타로 잡은 무사 1, 3루 기회에서 크루즈, 최형우의 적시타와 손지환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뽑았다. 5회초에는 김재걸의 우전 안타에 이어 박한이와 크루즈, 최형우, 손지환의 2루타 등 장타가 쏟아지며 6득점, 9대0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선발 출전 선수 가운데 8명이 타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7안타를 날린 삼성은 롯데를 17대3으로 대파, 마무리 오승환이 깨끗하게 경기를 매듭지은 전날(4대3 승)에 이어 3만 관중이 응원한 롯데에 2연승을 거뒀다. 17득점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 9대2로 앞선 7회초 진갑용은 좌월 2점 홈런, 8회에는 심광호가 좌월 3점 홈런으로 대승을 기리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7일 야구 전적

삼성 000 360 251-17

롯데 000 011 100-3

▷삼성 투수=정현욱(2승) 차우찬(7회·1세이브) ▷롯데 투수=송승준(2패) 최향남(5회) 김일엽(8회) ▷홈런=진갑용(7회 2점) 심광호(8회 3점·이상 삼성)

한화 4-3 두산

LG 8-7 우리

SK 4-3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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