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주축 87년 설립…졸업생 1260명 배출
"우린 배움의 끈을 놓치지 않고 끝없이 이어 갑니다". 25일 구미 송정지하도에 위치한 구미 상록학교(학교장 정태하)가 22회 졸업식 및 입학식을 가졌다. 지하도 한켠을 빌려 문을 열었던 터라 비좁은 강당(?)에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지만 모두들 표정은 밝았다.
상록학교는 재정여건이 어려워 졸업식과 입학식을 동시에 한다. 이날 행사에는 경북도 김영일 정무부지사를 비롯, 최영조 구미부시장, 정우동 구미경찰서장, 조영심 김성조국회의원 부인 등 귀빈들과 상록학교 자원봉사 교사와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해서 졸업생과 입학생들을 축하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올해는 이승민(16)군 등 51명이 입학했고, 도정순(70) 할머니등 70명이 졸업을 했다.
정태하(50) 교장은 "지난 1987년 처음 문을 열었을때 학생으로 입학했었는데 벌써 22회 입학식과 졸업식을 하게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구미 상록학교는 배움을 기회를 놓쳐 학력을 취득하지 못한 사람들의 늦깎이 배움터. 87년 4월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주축으로 '향토학교'란 이름으로 출발, 지금까지 1천26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이중 955명이 국가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현재 57명의 자원봉사 교사들이 200여명의 학생들과 주·야간 반으로 나누어 공부하고 있다. 학생은 10대 청소년부터 86세의 김영희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상록학교 운영은 2년전까지는 정태하 교장이 사비로 충당해 왔으나 요즘은 경북도와 구미시의 보조금과 학생들과 교사들이 일년에 한번씩 일일찻집을 열어 얻은 수익금으로 빠듯하게 꾸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가 청소년위원회의 일방적인 지원중단으로 문닫을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중·고·대입 국가검정고시에 70명이 합격, 도내 야학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지난13일 73명이 검정고시에 응시, 5월13일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태하 교장도 이곳 상록학교 1회 출신. 87년 학생으로 입학해 고·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98년에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한 의지의 인물이다. 구미 상록학교는 2005년 4월 경북도교육청 평생교육시설로 등록됐다. 정 교장은 학생들에게 "늦었다고 생각되는 지금이, 가장 빠르다"며 "배울때의 어려움은 잠시지만 못 배운 설움은 한평생"이라고 격려했다. 구미·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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