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들통난 北-시리아 核커넥션

입력 2008-04-25 11:07:33

미국은 24일 "북한이 시리아에 핵기술을 제공했으며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날 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관련 증거들을 제시한 직후 백악관도 북한과 시리아의 핵커넥션을 확신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떠돌던 북한의 핵기술 이전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9월 시리아 비밀 핵시설에 대해 이스라엘이 공습한 이후 핵이전 문제가 불거지자 북한과 시리아는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날 증거로 제시된 비디오 테이프에는 시리아 핵시설 건설에 참여한 북한인의 모습과 영변 원자로와 동일한 원자로 모습이 등장함으로써 더 이상 발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북-시리아 핵협력 사실이 전격 공개된 배경에 대해 관측들이 분분하지만 우리는 이번 파장이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과 미 국무부는 이달 초 싱가포르 회담에서 핵이전에 대해 '간접시인' 방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다음 단계를 위한 절차에 합의했다. 하지만 핵이전 사실 확인을 계기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6자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북한 모두 북핵에 대해 더욱 엄밀한 신고와 검증이 없는 이상 다음 단계로의 진전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북핵 해법은 북측의 솔직한 해명과 철저한 신고에 달렸다. 더 이상 적당히 둘러대고 얼버무리려할 것이 아니라 핵이전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테러지원국 해제와 북'미 관계 개선 등 일련의 로드맵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만약 북측이 핵이전 사실을 계속 부정함으로써 6자회담에 악영향을 줄 경우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 동시에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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