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노인병원 사업 관련 각종 의혹 불거져
대구시청 A국장의 금품거래 의혹과 관련된 시립북부노인전문병원(북구 관음동) 위수탁 사업에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A국장은 이 사업의 부지신청 당시 북구청 부구청장으로, 사업자 선정 때는 대구시 주무국장으로 재직했다. A국장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았다고 주장하는 어린이집 원장 최모씨는 수년 동안 병원 부지 매매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국장과 원장 최씨를 둘러싼 몇가지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부지 매입과정은?
어린이집 원장 최씨는 A국장과 1억원을 거래한 것으로 밝혀진 인물로 의혹의 중심에 있다. 최씨는 2002년 현재 시립노인전문병원 예정 부지인 관음동 그린벨트 1만3천㎡(5필지) 소유주인 이모씨에게 땅 매입을 시도했다.
이씨는 "최씨가 어린이집을 옮기고 싶다며 계약금 3천800만원을 걸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부지는 평당 8만3천~8만4천원으로 전체 매매가는 3억원가량이었다. 최씨는 잔금을 구해오겠으니 계약을 유지해달라며 3년을 끌었다. 그러나 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 땅은 이후 2005년 4월 원소유주인 이씨로부터 현 시립노인전문병원 수탁의료재단 소속 병원장인 L씨에게 팔렸다. 당시 50대 남자가 병원장 L씨를 대리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원소유주인 이씨는 "그가 자신을 '최 원장의 오빠'라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1억원의 미스터리?
A국장은 최씨에게 1억원을 빌려주었다가 다시 돌려받은 데 대해 여러 의혹을 사고 있다.
A국장은 최근 "지난해 최씨가 어음거래를 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1억원을 빌려달라고 해 은행에서 대출한 8천만원에 2천만원을 보태 1억원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돈을 돌려받은 시점은 올 초 딸 결혼식을 앞둔 때였다.
그러나 A국장이 대출까지 받아 큰 돈을 빌려줄 정도로 최씨와 인맥을 맺었고, 최씨가 깊숙이 관여한 노인전문병원 수위탁 사업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1억원에 대한 의혹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빚 대신 그랜저 승용차를 받은 것도 비상식적이다.
현재 대구경찰청은 이 돈과 노인전문병원 위수탁사업자 선정 과정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개입했는가? 아닌가?
A국장은 최씨와의 1억원 돈거래가 이번 노인전문병원 위수탁과는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A국장은 2005년 6월 북구청이 대구시에 시립노인병원 승인을 요청할 당시 부구청장이었다.
지난해 10월 1차 위수탁 사업자 선정에서는 응찰자가 없었고, 11월 2차 선정에서 현 수탁의료재단이 단독 응찰, 이듬해 2월 최종 선정됐다. 이 의료재단은 병원장 L씨에게 사용승인을 받았다는 공증서를 지참, 부지 기부채납 조건으로 운영권을 따냈다. A국장은 이때도 시립노인병원 위수탁 관련 주무 국장이었다.
◆사업자 바꿔야 하나?
가장 큰 의혹은 노인전문병원 운영권을 따낸 해당 의료재단이 사업자 신청 당시 기부채납하기로 한 관음동 부지 5필지가 최근 한달 새 3명의 채권자 앞으로 근저당이 설정됐다는 점이다. 등기부만 보면 의료재단 측이 이 땅을 담보로 채무를 보증한 것이다.
채권자 중 한명은 5필지에 대해 지난 18일 경매를 신청한 상태다. 당초 시는 의료재단 측이 부지를 마련하고, 49억원의 국·시비를 마련해 건축비를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부채납이 불가능하면 사업 자체가 진행될 수 없다. 24일 기자가 이 사실을 확인해달라고 하자 시 관계자는 "우리도 근저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의료재단에 '사업이 급하니 기부채납을 빨리 하라'고 독촉공문까지 보냈지만 계속 미뤄왔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대로 시립노인전문병원을 연내 착공, 내년 말까지 완공하려면 한시바삐 기부채납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25일 의료재단 관계자를 불러 자세한 사정을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는 해당 의료재단은 사실상 사업자 자격을 상실한 셈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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