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혈관·3차신경 이상이 원인
김영민(가명·27)씨는 고3시절부터 두통을 앓아왔다. 어떨 때는 두통이 일어나기 전 눈앞에 번쩍거림이 있고 아지랑이 같은 것이 수십분 간 어른거리고 이어 맥박이 뛰듯 관자놀이 부위에 박동성 두통이 시작된다. 심하면 구토와 현기증이 동반돼 아무 것도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한다. 그 동안 MRI도 위내시경을 받아도 특별한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두통은 흔할 수 있지만 김씨처럼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한 사람의 빈도는 낮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 그 단순함과 복잡함
김씨의 정확한 진단명은 조짐편두통이다. 편두통은 대개 조짐편두통과 무조짐편두통으로 크게 나뉘며 이외 빈도가 아주 드문 아형편두통이 있다.
조짐이란 눈에 이상한 게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시각조짐을 비롯해 감각조짐, 언어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 중 눈에 성곽모양이나 암점이 보이는 시각조짐이 가장 많다. 암점은 먼저 시력이 흐려진 후 번쩍이는 지그재그선이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옮겨가면서 나타나는 경우로 조짐편두통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런 조짐을 보이는 편두통보다는 조짐을 보이지 않는 무조짐편두통이 더 많다. 무조짐편두통은 그 대신 통증을 느끼기 2~48시간 전에 피로감, 졸림, 무기력, 집중력 저하, 목의 뻣뻣함 등 전구증상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편두통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또 술 그 중에서도 적포도주가 편두통을 일으키는 유발요인으로 유명하다. 초콜릿, 치즈, 지방질 음식, 불규칙한 식사, 단식, 수면장애, 과로 등도 원인일 수 있다.
#왜 생기나
편두통은 두개(머리) 혈관과 3차 신경간의 작용과 이에 동반되는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유발요인들은 뇌혈관과 3차신경혈관계를 활성화하면서 통증에 대한 정보를 뇌에 전달하게 된다.
여기서 편두통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가 한쪽 편에만 생기는 두통이라는 점이다. 실제 환자들도 본인 두통을 편두통으로 알고 병원을 찾을 때가 많거나 반대로 전형적인 편두통이면서도 진단을 제대로 못 받는 수도 많다. 이는 환자의 60%가량이 한쪽, 즉 관자놀이와 눈 부위에서 통증이 있고 또 이 부분이 가장 심하기 때문이다. 동반증상도 잇따라 50% 이상이 두통과 구토가 함께 나타나고 처음엔 약했다가 30분에서 1시간 사이 통증강도가 최고조에 달하는데 특이하게 설사와 식욕감퇴 증상을 보인다.
드문 증상이지만 주로 젊은 여성들에게서 잘 생기는 뇌바닥형편두통도 있다. 뒷머리가 아프면서 발음곤란, 어지럼증, 이명, 청각과민, 시야장애 등이 생긴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동반될 경우 이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편두통 평균 유병률은 약 6.5%로 여자가 9.7%, 남자가 3.2%로 남녀비율은 1대 3.2를 보이고 있다.
#치료는
편두통은 신경화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과 다양한 유발요인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만성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스트레스와 수면조절,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특히 카페인의 과다섭취는 금물이며 빛이나 소음 등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엔 급성기에 투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이 나와 있지만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1주일에 2개 이하가 적당하다. 일부 환자들은 편두통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함부로 약을 쓰다가 만성두통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두통은 특히 45세 미만의 젊은 여성에게는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되며, 조짐편두통의 경우 더욱 그렇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도움말=영남대병원 신경과 이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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