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잠시의 부끄러움 쯤이야…
드디어 '그'가 파마를 했다. 애완견들도 염색을 하던 염색 전성시대인 19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내면서도 단 한번 염색도 하지 않았던 그다. 워낙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남자가 무슨…'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그가 파마라니, 놀랄 만한 일 아닌가. 대표적인 보수지역으로 손꼽히는 대구경북에서도 수 많은 '그'가 등장하고 있다. 20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남성 파마에 30,40대 직장인 남성들이 가세하고 있다.
▷어떤 스타일을 많이 하나
이제 미용실 고객의 절반은 남자다. 커트는 기본이고, 염색'파마를 위해 미용실을 찾는 남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김창길(32)씨는"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파마를 했더니, 인상이 부드러워진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져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머리 길이가 3~5년 전부터 길어지면서 파마하는 남자들이 많아졌다. 한 때는 남자 스타일이 따로 있었지만 이제는 파마 스타일에 있어 남녀 구분이 사라졌다.
파마를 위해 미용실을 찾는 남자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강조하는 20대는 물론 50대까지 다양하다. 처음에는 '자연스러움'을 원하다가 점차 '과감한 스타일'을 찾게 된다고. 미즈헤어 이정미 디자이너는 "30,40대 남성들은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미용실을 찾지만 일단 파마의 매력에 빠지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확실하게 제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남자 샤기펌, 베이비펌, 볼륨펌, 쉐도우펌 등 다양한 스타일의 파마가 소개되고 있다.
▷파마, 역시 관리가 중요
파마 머리는 드라이는 물론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헤어 제품을 바르고 관리하지 않으면 자칫 부스스해 보이기 십상. 머리를 감은 후 드라이로 말린 뒤 모발 전용 에센스를 발라주면 한층 차분하고 윤기있어 보인다. 머리를 말릴 때도 머리 넘기는 방향을 생각해 말려주는 것이 좋다. 머리숱이 적다면 머리카락이 난 반대방향으로 말려 준다. 자연스럽게 볼륨이 생겨 숱이 많아 보이면 상대적으로 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머리를 감은 후 적절한 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필수. 특히 남자들의 경우 머리카락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스타일링 제품 사용이 더 중요하다. 모발이 뻣뻣한 경우는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샤이닝 제품을, 모발이 부드러운 경우 하드 스타일의 왁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할 때는 강력 스프레이보다는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는 스프레이를 사용해야 자연스러움이 강조된다. 최근엔 왁스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왁스를 덜어 양손에 비벼준 다음 두피가 아닌 머리에 닦아 주듯 바르면 된다. 모양을 만들고 싶은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발라 준다.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손으로 쥐어 주면서 머리 모양을 잡아나간다. 무조건 젤이나 스프레이로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버린다.
▷이럴 땐 이런 스타일
배성애 헤어살롱 원장은 "화장을 하지 않는 남자들에게 있어 헤어스타일은 전체 스타일링의 100%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파마는 뻣뻣한 모발은 부드럽게, 또 모발이 너무 약하고 부드러운 경우 풍성해 보이도록 결점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 머리카락 길이가 1cm만 돼도 파마가 가능해 길이와도 상관없다.
파마를 할 때는 얼굴 형태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 원장은 "헤어스타일을 포함한 라인이 계란형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얼굴이 마르고 긴 경우 이마는 자연스럽게 덮어주되 양 옆쪽이 퍼지도록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 네모형의 각진 얼굴은 너무 짧게 자르지 않는 게 좋다. 턱 라인이 강조되지 않도록 적당히 흘러내리는 것이 좋고 얼굴이 큰 사람은 옆 머리는 최소화하고 위쪽을 강조해야 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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